사설-미. 베트남 수교

입력 1995-07-12 00:00:00

미국과 베트남이 종전20년만에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관계를 정상화했다.그동안 미국은 베트남전 참전 실종미군(MIA)문제가 해결될때까지 수교를 유보한다 는 정책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수교지연이 미국의 이익에 전혀 부합되지 않을 뿐더러 베트남이란 넓은 황금시장이 다른 경쟁국들에게 잠식당하는 것이 두려워 비교적 빠른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미. 베트남간의 수교는 미상원의 실력자인 밥 돌 공화당 원내총무와 필 그램의원등이 반대해 왔다. 또 뉴트 깅리치하원의장도 북한. 쿠바등 사멸해가고 있는 공산권과는 손잡을 이유가 없다 는 견해를 보이면서 베트남수교를간접으로 반대해 왔다.

그러나 클린턴대통령이 워런 크리스토퍼미국무장관의 건의를 받아들여 베트남과 수교를 결정한것은 여러가지 배경속에 미국의 실익이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수교결정은 △올해가 종전20년으로 적대관계를 청산할충분한 시간이 지났으며 △동남아시장에 대한 미국기업의 기득권상실 우려△베트남정부의 적극적인 수교희망을 배경으로 들고 있다.

미국의 속사정은 그것보다는 계속 꼬여가고 있는 미국과 중국관계에 베트남을 이용하여 앞으로 베트남을 중국에 대한 지렛대로 사용하기 위함이 첫째목적인것 같다. 둘째는 클린턴 행정부가 96년 대선에서의 승리를 위한 득표전략으로 베트남수교를 생각해 냈고 그것을 핵문제 해결에 이은 성공적 작품 으로 홍보하기 위해서도 이번 수교는 반드시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미국의 당초 베트남과의 수교계획은 빨라도 이달말쯤으로 예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대만의 이등휘총통의방미로 중국과의 관계가 극도로 악화된 가운데 최근엔 중국계 미국인 인권운동가인 해리 우씨(중국명. 오홍달)가 간첩혐의로 중국당국에 체포되자 중국에 대한 일종의 제재 또는 견제차원에서 베트남 수교를 앞당긴 것 같다.

왜냐하면 베트남은 중국의 앞마당에 자리잡고 있으면서 남사군도(스프래틀리 군도) 영유권문제로 사사건건 중국과 마찰을 빚어온 동남아국가연합(ASEAN)국가중 2번째로 규모가 큰 국가이기 때문이다. 또 최근 군사력증강을계속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군사능력의 국가는 베트남이 유일하기때문에 미국이 베트남과 관계를 개선하는 것은 중국의 패권확보저지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바탕에 깔려 있음은 너무나 분명하다. 더욱이 베트남이 깔고 앉아 있는 해역이 중동석유의 동북아 해상루트임을 감안할 때 미국이 견지해온 20년간의 적대관계는 소모적인 세월이었다.

현재 미국기업의 베트남 투자규모는 베트남진출국가중 8위로 36개부문에 5억5천만달러 수준이다. 그러나 국교정상화가 되고 나면 양국간의 경제교류는눈에 띄게 확대될 것이다. 클린턴행정부가 국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베트남과 수교를 맺은 것은 동서화해시대에 걸맞은 조치로 평가될 만하다. 고도의정치적 작품인 미. 베트남수교를 긍정적으로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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