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최명석군 어제 극적구조

입력 1995-07-10 12:22:00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현장에서 참사 11일만에 극적으로 생존자 1명이 구조됐다.서울시 사고대책본부 합동구조반은 9일 오전 7시 5분께 A동 매몰현장 중앙부 콘크리트 더미속에서백화점 아르바이트생 최명석군(20·수원전문대 1년휴학·경기도 광명시 하안동)이 생존해 있는 것을 발견,이날 오전 8시 20분께 최군을 무사히 구조했다.

최군은 즉시 구급차로강남성모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나 팔과다리등에 약간의 찰과상만 입었을 뿐 병원에서 "부모님은 살아계십니까"라며안부를 물을 정도로 건강이 양호한 상태다.

최군을 처음 발견한 구조대원 김명완씨(31·도봉소방서 소속)는 "굴착기가지상2층 상판위 콘크리트 더미를들어내는 순간 아래로 주먹 두개가 들어갈정도의 구멍이 보여 손전등으로 구멍속을 비춰봤으나 회백색 석판만 보여 사체로 생각하고 돌아서려는 순간 '여기 사람 있어요'라는 희미한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이에 김씨는 다시 손전등을 '살려주세요'라는 목소리가 들리는 구멍속으로비추면서 이름을 물어보니 '최명석'이라고 똑똑히 대답했다는 것이다.구조반은 이에따라 즉시 구조대원 50여명을 투입,유압절단기 등으로 콘크리트잔해와 철근을 제거한 뒤 최군이 매몰돼 있던 지점과 통하는 또다른 구멍을 발견,구조대원 1명이 상체를 구멍안으로 숙여 최군을 담요로 감싼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최군은 구조직후 사고당일 지하 1층 수입코너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여자친구가 찾아와 지하3층 아이스크림가게로 내려갔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던 중 사고를 당했다고 말했다.

최군은 매몰후 구조될때까지 11일동안 한사람이 간신히 누울 수 있을 정도의 좁은 공간에서 소방대원들이 뿌린 물과 빗물을 마시며 기필코 살아야 한다는 일념으로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버텨왔다.병원측은 "최군의 건강상태가 예상밖으로 매우 양호하며 1주일 정도 치료를 받으면 퇴원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군은 수원전문대 1학년을 마치고 지난 2월 휴학,4월부터 삼풍백화점 지하 1층수입신발코너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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