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무대미술 세계수준 도약에 보람

입력 1995-07-10 08:00:00

"상을 받았다는 것보다는 프라하 콰드레날레에 참가해 배운 것이 더 많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낍니다"지난 6월 26일 체코의 프라하에서 열린 '국제 무대미술및 극장건축전'에참가,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무대미술 부문의 은상을 차지하고 돌아온 윤정섭교수(45.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무대미술과)는 8일 수상 소감을 이렇게 담담하게 밝혔다.

4년마다 한차례씩 열리는 '프라하 콰드레날레'로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고있는 이 전시회는 무대미술과 극장건축 부문에서 국가와 개인별로 경연을 펼치는 이 분야의 올림픽에 해당하는 행사.

37개국이 참가한 올해의 전시회에서 윤교수는 지난 해 6월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했던 신창극 '천명'(김용옥 작.손진책 연출)의 무대미술로 동양인으로는 유일하게 은상을 따내는 영광을 누리게 된 것이다.전날 귀국한 윤교수는 "참가국들이 하나의 주제 아래 연관된 작품을 갖고제대로 준비해 온 것에 비하면 우리 한국대표단은 개인적으로 작품을 내놓는쪽에 치우쳤다"면서 "결국 대상은 브라질관으로 돌아갔지만 우리도 나름대로준비를 한다면 무대미술의 수준에서는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얻게되었다"고 말했다.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홍익대 대학원에서 무대미술을 전공한 윤교수는MBC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 무대미술과가 창설되면서 자리를 옮겨 후학들을 지도하고 있다.

91년 무대미술가 이병복씨가 무대의상으로 프라하 콰드레날레의 특별상을받은 적이 있지만 본상 부문에서 한국인이 수상하기는 이번의 윤교수가 처음이다.

하지만 윤교수는 "개인상 분야보다는 국가관끼리 경쟁하는 분야에서 대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겸손해 했다.한편 한국무대예술가협회 소속의 무대미술가 양정현(서울예전학장), 신선희, 박동우, 최상천, 서인석, 최보경, 이학순씨 등이 참가한 이번 프라하 콰드레날레에서 한국은 이병복 한국무대예술가협회장이 국제 심사위원으로 뽑히는 성과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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