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 신당설과 민주진로

입력 1995-07-08 22:13:00

민주당 동교동계가 이기택총재를 배제한 신당을 창당할 것으로 알려지면서민주당의 향후 진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기택총재와 계속 갈등양상을빚어온 동교동측은 지방선거이후 지역등권론,지방선거결과등을 두고 이총재측과 마찰이 계속되자 동교동계를 주축으로한 신당창당을 최종 결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교동계 핵심인사들은 7일 민주당의 장래를 위해 장기구상중인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이 신당창당쪽으로 방향을 굳혔다며 동교동 신당창당을 공식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김이사장이 향후 정국구상과 관련해 전당대회를통해 지도체제를 개편하는 방안과 신당창당을 놓고 고심해 왔으나 최근 신당창당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김이사장이이를위해 9일부터 제주도에 내려가 3,4일간 머물면서 신당창당을 위한 구상을 할 것이라고 전했으며 임시국회가 끝나는 15일이후 신당창당과 관련한 구체적인 방침이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동교동계의 한측근은 "김이사장이 이총재에게 가지고 있는 불신은 상상외로 크지만 신당창당은 단순히 이총재 배재차원의 문제는 아니다"며 "신당에는 5·6공인사를 비롯한대구·경북의 자민련 인사들까지 모일수 있도록 할방침"이라고밝혔다.

그러나 동교동계 내부에서도 동교동 단독의 신당은 '호남당'이라는 멍에만쓰게 돼 명분상 부족한 점이 많다며 신중론도 만만찮은 실정이다. 실제로 동교동계내에서 신당창당론이 처음으로 거론된 지난달 30일 서교호텔모임에서도 권로갑부총재등 동교동 핵심인사를 제외한 참석자들은 신당창당에 반대한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신당을 창당할 경우 이기택총재를 배제하기위한 신당창당으로 비쳐져명분이 약할뿐 아니라 김이사장의 정계복귀와 관련된 구설수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총재측과 비주류의 김상현고문등은 동교동계 단독의 신당창당을 당내 반DJ세력에 대한 엄포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신당이 당내 호남출신 의원들을상당수 확보한다해도 김이사장이 입는 상처는 이보다 더 클 수밖에 없다는시각이다. 이때문에 대권의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정계복귀를 노리고 있는김이사장이 신당설을 흘려 순전히 8월전당대회에서 지도력을 회복하기 위해당내 비토세력을 협박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총재측은 동교동 신당설과 관련해 지방선거에서 국민이 전폭적인 지지를보낸것은 특정인을 지지한 것이 아니라며 신당설에 발끈하고 있다. 이총재측근들은"동교동측이 이총재를 무시하고 신당을 창당해 딴살림을 차리지는 못할것"이라고 단정한뒤 "KT가 JP이상의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시했다.

이총재측은 특히 동교동신당을김이사장 가신그룹의 생각이라고 폄하하면서 이총재와 김이사장은 결국 화해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단언,동교동측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총재와의 제휴설이 나오고 있는 김상현고문측도 동교동신당설을 한마디로 일축하고 있다·신당설은 단순 협박용으로 8월전당대회는 열릴 것으로 보고있다. 김고문측은 이때문에 전당대회를 겨냥한 이총재측과의 연대에 상당히 신경을 쏟고있다.

민주당내 동교동계 핵심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동교동 신당추진작업이 당내의 이같은 반발속에서도 원만하게 추진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미지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상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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