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성전암으로 가는 길은 그리 멀지는 않아도 가다가 한번쯤 쉬어가리만큼 가파른 산길이다.먼 산에 아지랑이 하늘거리던 따스한 봄날, 솔 향기 짙은 검푸른 송림 사이로 검정색 드레스와 흰 색 선의 아름다움이 깃든 캡을 머리에 쓴 수녀님들과 동행하게 됐다. 수녀님들의 산행길 오르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이요,표정 그대로 아름다운 서정시였다.
평소에 나는 외람되게도 불자가 되고픈 심정으로 살아왔다고 자부할 수 있다.이러한 나의 처지로 볼 때 이 세상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하여 언제 어디서나 성스러운 봉사의 생애를 살고 있는 수녀의 삶은 동경의 대상이었다.이 날 따라 암자의 스님을 찾아가는 청순한 수녀의 모습은 분열과 갈등과반목으로 얼룩진 풍진 속세의 오늘을 새삼 돌아 보게 했고 나 자신의 마음을여며보게 했다.
부처님 모신 법당에 앉아 그리스도의 성서를 강론하는 괴짜 승려가 어디또 있을까만은 '부처님이나 예수님의 가르침은 하나도 다를 바 없고 인간을교화하는 성경과 불경은 결국 똑같은 진리'임을 설파하는 철웅 큰 스님의 사자후는 듣는 이로 하여금 그저 진리에 대한 깨달음으로 감복케 할 뿐이었다.같은 종파끼리도 다투는 세상인데 하물며 다른 종교의 교리를 법문으로말하는 스님과 또 그와 마주 앉은 수녀와의 청고한 화답을 보며 그리스도의사랑과 석가여래의 자비를 한 묶음 진리의 열매로 가슴에 안을 수 있었다.모처럼의 흐뭇하고 값진 모임에 속세의 시름을 잊은 하루였다.〈대구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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