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도시의 푸른나무(152)

입력 1995-07-03 08:00:00

"나선 김에 꽁치도 꼬셔보지. 그건 내가 맡을께. 한동네 사니깐 동태 파악정도는 해줄 것 아냐"기요가 짱구에게 말한다.

"들어줄까. 깐깐하던데. 우리 목적이 뻔한데, 피 보겠다고 말려들겠어. 곁다리 끌어들일 필요도 없구. 마두 쟤를 중간에 끼워 활용하지 뭘. 우린 몰라도 노가 마두는 좋아하는 것 같으니. 우린 쪽이 팔려 설칠 수가 없어. 놈들이 담박 눈치를 챌테니깐"

"경주씨 만나?"

내가 짱구에게 묻는다.

"그래, 넌 운 텄어. 노한테 학습지도도 받을 수 있을 거야. 내일부터 날마나 만날 수 있을 테니깐"

기요가 갑자기 눈초리를 빛낸다.

"오늘 밤에 말야, 꽁치를 찾아가보자구. 그래서 대충 정보를 수집해 보는게 어때? 곽 자원봉사로 뛰고 있다니깐 그쪽 정보도 수집하구"기요가 말한다.

"그것도 괜찮지. 난 노가 타고 다니는 차를 알지. 그날, 커피점 앞에 세워둔 티코 봤거던. 그 차만 찾으면 노 사는 집을 알 수 있어"짱구가 말한다.

"마두 데려갈까?"

"일차 우리만 뛰지. 마두는 미끼로 삼구"

짱구가 말한다. 둘은 휑하니 밖으로 나간다.

술 시간이 됐는데도 손님이 별 없다. 토요일은 그렇다. 근처 직장인들이일찍 퇴근하기 때문이다. 룸 손님도 별로 없다. 필이엄마는 물론, 운심댁도일찍 퇴근한다. 나 먼저 들어갈께, 너들도 조금 있다 문 닫아 하더니, 채리누나도 핸드백을 들고 퇴근한다. 채리누나가 요즘 무척 피곤해 한다. 채리누나가 임신을 했다고 맘보가 내게 말했다. 쌍침형이 애를 떼라는데 안떼겠다잖아 하고 엿들은 말을 내게 들려주었다.

나는 다른 날보다 일찍 옥상으로 돌아간다. 날씨가 덥다. 본격적인 여름이오고 있다. 옥상으로 올라가니 기요와 짱구는 아직 오지 않았다. 둘은 경주씨를 만나러 간다고 했다. 나를 데려가지 않았다. 경주씨는 곽의 자원봉사자라 했다. 입후보자의자원봉사자는 홍보물을 나누어준다. 사람들에게 허리 숙여 절을 한다. 모자를 쓰고 띠를 두르고 다닌다.

나는 가건물 옆으로 돌아가본다. 닭들이 처마 아래 옹송그리고 있다. 내발소리에 기척을 낸다. 날개를 퍼덕이며 꼬꼬댁거린다. 닭들은 도망칠 수 없다. 내가 비닐끈으로 닭의 한쪽 발을 묶어 놓았다. 긴 끈이다. 닭들이 밭을버려놓기 때문이다. 상추를 마구 쪼아 먹었다. 밭에서는 옥상 보호벽이 낮다. 거기서 떨어질 수도있었다. 떨어지면 죽는다. 죽지 않을 지도 모른다.닭은 날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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