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도시의 푸른나무(152)

입력 1995-07-01 08:00:00

"형님, 전 사고쳐야 해요. 그래야 군에 빠져요. 몇 년 콩밥 먹죠 뭘. 떼우긴 마찬가지니깐"기요가 거든다.

"제발 촐싹대지 마. 이 일이 네 입대하고 무슨 상관 있어? 중대사에 개인사정은 왜 껴붙여. 내 말 떨어지기 전에 절대 손 쓰면 안돼 내 말 어겼다간피칠하는줄 알아"

쌍침형이 말한다. 짱구와 기요가 머리를 숙인다. 조그맣게 예 하고 대답한다. 누가 출입문을 두드린다. 맘보다.

"형님, 손님 왔어요"

두 사람이 들어선다. 끈과 낯선 얼굴이다. 너들은 나가봐 하고 쌍침형이우리 셋에게 말한다. 쌍침형이 문을 닫는 나를 부른다.

"마실 것 좀 내와"

나는 채리누나에게 간다. 마실 걸 달란다고 말한다. 나도 목이 마르다. 낮에 땀을 너무 많이 흘렸다. 주방으로 들어가 물주전자를 찾는다. 맥주컵에보리차를 따른다. 세 컵을 거푸 마신다. 채리누나가 콜라 두 병과 잔 세 개를 소반에 얹는다. 나는 소반을 육번 룸으로 나른다.

"…우리가 파악한 여론조사로는 윤이 빠른 속도로 박을 따라잡고 있습니다. 곽과 윤은 평행선을 긋구. 맞불 작전이 대성공입니다"

낯선 얼굴이 말한다. 연갈색 마(마)윗도리에 하늘색 라운드를 받쳐 입었다.

나는 콜라병 마개를 딴다. 세 잔에 콜라를 따른다. 그 동안 낯선 얼굴이말을 멈추고 있다. 나는소반을 들고 돌아선다. 쌍침형이 병마개는 두고 가라고 내게 말한다. 콜라병 하나는 내가 마개를 따지 않았다."본부에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결판이 났다고 봐요. 부동표도이제 대충 임자를 선택했구요. 지금 상황으론 성공입니다"

끈이 말한다. 나는 문을 닫는다. 홀로 나온다. 기요와 짱구가 머리를 마주대고 속닥거린다. 꺽다리와 꼬마에 대한 이야기다.

"마두야, 너 이제 여기 일 안본다며? 그래도 자주 와"

채리누나가 말한다.

"예"

"그럼 무슨 일해?"

순옥이가 묻는다.

"우리와 같이 놀게 돼"

기요가 대답한다.

"마두, 여기 와봐"

짱구가 나를 부른다. 나는 기요 옆자리에 앉는다.

"넌 이제 노를 자주 만나게 됐어. 우리가 그쪽으로 늘 출동할테니깐. 앞으로 우리가 시키는 말 잘 들어야 해. 지금부터 시작이니깐"

짱구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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