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총기규제법 내달 1일 발효 효과는 논란

입력 1995-06-30 08:00:00

[워싱턴.공훈의특파원] "반드시 미국의 거리에서 총기를 몰아내겠습니다"요즘 빌 클린턴 미대통령은 저녁시간 골든아워에 방영되는 TV광고에 출연해서 단호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한다. 각고끝에 의회를 통과시킨 새로운 총기규제법안의 발효와 함께 국민들을 설득하기 위한 공익광고의 한 장면이다.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에서는 내달 1일을 기해 이 새로운 총기규제법안이발효된다. 지금까지 미국내에서 이 법안을 채택한 곳은 버지니아주를 포함해모두 5개주.이 법안의 내용은 은닉 총기를 보유할 수 있는 사람은 반드시 21세 이상이어야 하고, 전과자나 불법이민자는 제외되며, 총기 사용을 위한 정규 훈련을필했거나 이에 상당한 자격을 갖고 있는 사람에 한해 해당 지역판사의 판결에 따라 2년 동안의 총기소지 허가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내에서도 범죄율이 가장 낮은 주에 해당하는 버지니아주에서이같은 새로운 총기규제법안이 발효될 경우 오히려 총기 보유자의 숫자가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법안 시행을 놓고 논란이 일고있다. 그동안 총기 소유의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이곳 주민들이 합법적으로총기보유 허가를 받을 수 있게 됨에 따라 오히려 총기보유 허가가 자극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또한 총기범죄가 자주발생하는 지역에서도 그동안 특별한 규제없이 간단한 신고만으로 총기를 보유하고 있었던 사람들이 순순히 판사의 판결에 따라총기를 내놓을 것인지도 의문이다. 특히 장차 총기 보유허가를 받지 못하게된 총기소유자들이 새 규제법안 시행을 앞두고 '한탕하고 보자'는 심리에서총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단기적으로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아무튼 총기제조업자들의 강력한 로비에도 불구하고 클린턴 정부가 의회의승인을 받아 시행에 들어간 새 총기규제법안이 과연 미국에 새로운 '안전신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지 미국은 이제 막 그 시험대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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