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함께-'베스트셀러 만들기'

입력 1995-06-28 08:00:00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서점이나 일부 언론의 인기 영합 위주 베스트셀러 집계가 독자들의 건전한 독서 풍토를 크게 훼손한다는 우려감이 최근 높아지고 있다.'베스트셀러' 순위는 서울의 대형서점이나 일부 상업 출판사의 영업 전략에 놀아나고 있는 것이 현실로 전국의 대다수 서점들은 인위적인 '베스트셀러 만들기'에 그대로 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ㄷ서적, ㅁ서점등 대구의 유명서점들은 자사 명의의 신간소식지등을 통해 베스트셀러 순위를 발표하고 있으나 이것은 거의 서울의 대형서점인 종로서적측의 일방적인 집계에 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집계를 맡고 있는 서울의 종로서적은 부산의 영광도서를 비롯, 대전.청주.마산등의 유명서점들의 베스트셀러 순위를 기준으로 종합 순위를 정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대구의 관련서점의 한 판매담당자는 자체적으로 매달 베스트셀러 집계를 하고 있을 뿐 서울의 서점에 단행본 판매량과 순위를 정확하게 보고하는 일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또 다른대형서점인 ㅈ서적의 한관계자는 영업전략의 일환으로 자체적으로 매달 초에 지난달의 판매량 순위에 따라 베스트셀러 순위 집계를 하고 있으나 출판사 직거래분만 해당되고 도매상등을 통한 판매분은 현실적으로 종합산정이어려워 포함시키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단순한 집계 이상의 정확한 의미는 없다고 지적했다.이 관계자는 전국 단위로 종합집계한다고 하더라도 서울의판매부수가 압도적으로 많아 각 지역 나름대로의독특한 판매 경향은 묻힐수밖에 없다며 독서문화도 서울에 종속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출판전문가들은 객관적으로 판매량을 검정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기 때문에 출판사측의 판매량 조작을 위한 분산 구매, 서점측의 출판사측과의 결탁에 의한 판매량 조작등에 의해 얼마든지 허구의 '베스트셀러 만들기'가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대부분의 서점들이 일부출판사들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신문등 매스컴에 대량광고 공세를 펼친 책들을 베스트셀러인양 출시된 때부터 당연한듯이 진열대의 가장 목이 좋은 곳에배치를 하는데 있다.

이에 따라 소위 양서로 일컬어지는 책들은 좁은 매장 탓으로 제대로 진열대에 올라보지도 못하고 창고 속에 처박히거나 반품되는 운명을 맞게 되며내용도 제대로 없고 광고 효과나 일시적인 재미에 의존하는 책들이 독버섯처럼 독자를 유혹하게 된다.

출판사 '제 3기획'의 강창용부장은 "소위 시를 포함, 베스트셀러라는 책들은 80% 이상이 거의 가치가 없는 책이나 일반 서점에서 그런 책 위주로 진열을 하기 때문에 이같은 상황을 모르는 독자들은 당장에 흥미가 끌리는 그런책을 구입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신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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