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 : 정동호 정치부장대우, 김성규차장, 조영창, 이헌태, 배홍락, 이동관, 서명수, 이상곤, 김영수기자▲일시 : 6월26일 오후10시
▲장소 : 본사회의실
34년만에 실시된 역사적인 4대지방자치제선거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통합선거법의 사실상 첫테스트이고 4대선거의 동시실시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던이번선거는 선거문화에 있어'대변화'의 단초를 보여주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치열했던 이번 선거의 진행상황과 문제점을 기자방담을 통해 되짚어본다.-달라진 선거풍토부터 점검해 보죠. 통합선거법의 위력이 발휘되었다는 얘기들이 어느정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것 같은데요.
-사실 기초의회및 기초단체장을 중심으로 타락선거양상이 다소 나타났다고하지만 예전의 선거와 비교하면 가히 '환골탈태'라고 해도 무리는 없을 것 같아요.
지난 14대총선과 광역의회선거때 많은 후보들이 수십억원씩의 돈을 마구 뿌린게 사실 아닙니까·역대선거의 단골로 등장했던 관권과 야권탄압시비도 종식되었다고 볼수 있죠. 물론 선심관광도 찾아 볼수 없게됐죠.-이번 선거에서 각 후보들이 법정선거비용한도를 지켰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음성적인 자금지출까지 계산한다면 이를 초과한 사례가 상당하다고 보는게타당할 것 같아요. 그러나 과거와 비교하면 크게 달라졌다는 점을 인정해야 할것 같습니다. 선거막바지에 선거가 과열되면서 흑색선전이 극성을 이룬 게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이번 선거가 종래의 '돈잔치선거'가 아닌것은 분명해요. 사실 4대동시선거실시라는 초대형이벤트인데도 불구하도 경제가 흔들거리는 징후가 전혀 없는것이이를 반증한다고 봅니다. 옛날의 잣대로 보면 4대동시선거는 망국적현상을초래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역시 대구시든 경북도든 기초선거쪽에서 타락의 정도가 심했던 것같습니다. 물론 노골적인 형태는 아니었지만 분명히 따져봐야 하는 수준이라는게공통된 지적입니다. 기초선거쪽은 동네사람들간의 오고가는 뒷거래와 향응이기때문에 선관위의 감시망을 교묘하게 피했죠. 특히 선관위가 감시인력이턱없이 부족,광역선거쪽에 신경을 더 많이 기울인 것도 한 요인이겠죠. 각후보들이 자원봉사자에 의존 , 선거를 치렀는데 실제로는 돈이 많이 들어간 것 같습니다.
-이번선거의 가장 큰 특징은 뭐니해도 후보자TV토론회의 도입이 아닐까 합니다. 정보화시대가 성큼 다가왔다고도 말할수 있죠. 새로운 선 거문화의 틀을제시한 측면도 있지만 처음 시도된 점에서 시행착오도 적잖았다는 평가입니다.-사실 이번에 선거운동방법측면에서는 일대전환입니다. 과거 대규모집회등을통한 '길거리'선거운동에서 TV및 신문등 언론매체를 통한 '안방선거'운동으로양상이 바뀐 것이죠. 그래서 조직이 허약한 무소속후보들이 톡톡히 득을많이 보았지요.
-이번에 본사와 MBC가 선을 보인 TV토론회의 경우 상당히 센세이션을 일으킨게 사실 아닙니까. 시청자의 눈을 묶었고 또 후보자지지결정에도 적잖은 영향을 준것으로 여론조사결과가 말해주고 있지 않습니까. 특히 일부무소속후보의 약진이 바로 TV토론회에 기인한다는 분석도 있는 것 같습니다.- 언론사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상대방언론사의 선거기획기사를 도용하고 훼방을 놓는 추한 꼴불견도 있었죠.
- 그러나 TV토론회가 후보자들의 자질과 이력을 철저하게 검증하는 '의미있는' 수준은 아니어서 개선의 소지를 던져 주었어요. 공약분석등에서도 심층적이지 못하고 주마간산식의 수박겉핥기였다는게 이구동성입니다. 오히려 자신의 약점을해명하는 기회와 면죄부를 주는 장이 되었다는 지적도 있어요.특히 한 대구시장후보는 "공인으로서 청렴성이나 사생활,그래고 행정능력의 깊이에 대한 검증이 전혀 없었다"고 노골적으로 불평했습니다.-TV토론회의 경우 다음부터는 방송사들이 공동으로 개최,시간도 길게 잡아깊이있게 다루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 이번 지방선거는 '3김'이 서로 정치적운명을 내걸고 세게 맞붙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서울 경기,충청,호남등의 지역은 '대권전'을 방불케했어요. 지자제선거라는 당초의 취지에서 탈색,중앙정치가 깊이 개입했어요. 그런데 대구경북지역은 이에 비하면 지자제선거취지에 다소 근접했다는 평이죠. 어떻게 보면이곳은 '3김'의 지역연고가 아니기때문에 이들의 영향력에서 다소 자유로운지역이라고도 볼수있죠. 물론 여당측에서 DJ의 행보를 물고 늘어짐으로써 역지역감정의 이문을보려고 했지만 그렇게 쟁점으로부각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 그렇습니다. 대구의 경우 이른바 'TK정서'의 존재여부를 놓고 설전이 벌어졌고 문희갑후보의 위장무소속 시비가 있었지만 주로 지역경제회생에 초점이맞춰진것 같습니다. 외자30억불도입과 중앙예산확보라는 논란이 있었죠. 선거막판에는 민자대 반민자대결이 문(문희갑후보)대 반문의 대결양상으로 흐른게눈길을끈 정도입니다.
-경북지역의 경우는 특이한 쟁점이 별로 떠오르지 않았어요. 그래서 조금은밋밋한 선거였다는 진단입니다. 고작 경북푸대접론,행정구역개편,새마을운동과박정희대통령업적등을 놓고 한바탕 말싸움을 나눈 것이 고작입니다.-이번선거에서 큰 문제점중의 하나가 4대선거가 동시에 이루어진 점입니다.그래서 빚어진 게 바로 후보자를 알지못하는 사실입니다. 시중에는 자기투표지역의 후보를 다아는 사람이 요즘 제일 똑똑하다는 우스개까지 나올 정도이니까요.4대선거분리얘기가 거론되고 있어요. 문제점을 정리해보죠.-이번 선거에서 가장 우려되는 바가 바로 그것입니다. 대구시민들의 경우 시장후보정도 알지 그외에는 선거끝까지 관심도 없었고 실제로 누가 출마했는지를 몰라요. 경북도민들은 이와 달리 시장,군수선거와 시,군의회후보를 주목할뿐 도지사나 도의원선거에는 눈길을 별로 주지않았어요. 투표라는게 알고 있는사람중에서 한명을 선택하는것이라면 이번에는 이 기본적인 선거와 투표개념이깨지지않았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어떻게 보면 풀뿌리민주주의를 하겠다는 유권자들의 책임성있는 자세가 박약하다고도 할수 있습니다.-그러다보니 누가 이길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을 만들었어요. 누가 나왔는지모르는 사람이 대다수인데 여론조사라는게 무슨 의미가 있었겠습니까.후보자판단기준이 고작 홍보물정도로에 지나지않았어요. 그래서 그사람의 능력과 인격보다는 지명도,학력,사진인상등이 당락에 큰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까하는 분석도 있습니다. 기초단체장의 정당공천문제도 재검토해야 될 사항입니다.
-이렇게 후보자를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투표를 하게되는 어처구니 없는일이 벌어지게 된 원인은 앞서 지적했다시피 4대선거를 동시에 하다보니 유권자들을 정신없게 만들게 한 점도 있지만 통합선거법도 한몫을 한 것 같습니다.돈을 못쓰도록 하다보니 정당조직이 움직이지 않고 자연 선거분위기가 뜨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물론정치에 대한 불신이 냉담과 무관심으로 이어진것 같구요.
-4대동시선거로 업무량이 폭주, 선관위가 크게몸살을 앓았어요. 선거법도제대로 숙지하지못한 함량미달의 후보자들이 난립하는 바람에 선관위에 시시콜콜한 것까지도 문의를 하는 경우도 적잖았고 또 허위제보로 인한 허탕조사도허다해 가뜩이나 없는 일손을 더욱 묶기도 했습니다. 선관위직원들은 새벽1,2시를 넘기는 경우도 다반사였어요. 좀 다른 얘기지만 이번에 선관위가 이해봉후보의 부인으로 현직판사인 이선희씨의 선거운동지원자격여부를 놓고 고심한것이 화제가 되었지요.
―이번선거에서 눈에 띄는 것은 다름아닌 여당의 모습입니다. 여권프리미엄이 없어졌다고 볼수있죠. 여당 비장의 무기는 역시 돈과 조직입니다. 그런데돈이 풀리지 않으니까 전혀 조직이 가동되지 않는 모양입니다. 그런데다가 야당후보나 무소속후보들은 공격만해도 신이 나는반민자,반YS라는 병기를 갖고있는 것과 대조하면 무력하기가 짝이 없었어요. 워낙 상황이 좋지않자 민자당쪽에서 선거 며칠전에 시장및 도지사선거전에 돈을 풀었다는 루머가 돌기는 했어요. 실제로 막판에 동원청중도 부쩍 늘어났습니다.
―돈이 들어가야 조직이 움직인다는 '공중전화'에서 이제는 돈이 있어도 돈을 넣을수 없고돈을 제대로 넣을 안심스런 조직도 없는 '고장난 공중전화'라는 말이 나돌 정도입니다. 민자당은 앞으로 기존의 방법으로 선거를 치를수 없다는, 확실한 반성의 기회를 주었지만 대책도 막막한게 사실입니다.―하부조직은 중앙당에서 최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광역단체장선거에 별다른 신경도 안썼어요. 실제로 이들은 돈이 되는 기초단체장과 기초의회선거쪽으로쏠렸죠·광역과 기초와의 연대가 거론되었으나 실제로 자기코가 석자라고 실효를 거두지는 못했다는평입니다. 또 국회의원들도 다가오는 총선을 의식,자기지역구 챙기기에 바빠 중앙당을 애타게 했죠.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민자당이 가장 타격을 본 것은 역시 민자당조직들이갈갈이 찢겨진 것입니다. 곳곳에서 선거기간내내 공천후유증에 시달렸습니다.무소속후보의 난립과 기세로 곤욕을 치렀지요·이를 수습하려면 엄청난 시간과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지구당위원장들은 벌써 총선을 심히 걱정하는 모습입니다.
―이번 선거가 던져주는 교훈을 한번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함량미달의 저질후보들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는 점이 맹점으로남습니다. 그리고 지자제선거가 원래 취지에 맞게 '참 살림꾼'을 뽑는 쪽으로진행되었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중앙정치가 개입하는 바람에 모양이완전히 구겨진 것 같습니다.
―또하나 유권자들의 의식을 역시 나무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돈과 향응을기대하는 심리가 사라지지 않았고 지역살림꾼선거에 애정을 별로 보이지 않은점은 반성해야할 대목입니다.
―그리고 이런 몰지각한 일부 유권자들에 편승,돈을 뿌리고 인신공격과 흑색선전에 열을 올린 후보자들도 여전히 잔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깨끗하고 공정한'선거까지는 좀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함을 일깨워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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