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분단문학 재평가 통일대비해야"

입력 1995-06-23 00:00:00

문학과 언어연구회(회장 금오공대 김석배교수)는 우리 민족의 비극적인 역사로 청산해야할 과제인 분단 반세기가 국어국문학에 끼친 영향을 점검하는 제5회 전국학술대회를 25일 오전 10시부터 경북대 인문대 교수회의실에서 연다.상지전문대 박신헌교수는 미리 제출한 '한국 전쟁기소설 연구'라는 논문에서대부분 전쟁기소설들이 체제순응적인 반공의식(박연준의 '암야', 정비석의 '간호장교', 박연희의 '새벽', 장덕조의 '선물'등)이나 이념표변과 모럴 부재(고희동의 '수난기' 강신재의 '눈물'등), 생존본능과 성윤리의 전락(박용구의 '고요한 밤', 최인욱의 '속물'등)을 그린다고 분석했다. 당대작가들의 현실의식이전쟁 자체보다 전쟁에 의해 훼손되고 왜곡된 후방적 삶의 이면상을 추적하는데집중되어 있음을 나타내는 현상이다.박교수는 연구자들이 전시문학을 지나치게 경시하거나 무관심하게 대해왔다고 지적, 전쟁기소설의 문학사적인 재평가와 남북한 소설의 동시 비교고찰을통해 통일시대 문학에 대비한 좌표설정을 역설했다.

경북산업대 신재기교수는 70년대 중반에 '창비'그룹 특히 백낙청에 의해 주도된 민족문학 논의에서 분단문학론이 어느 정도 방향성과 논리를 확보했으며,80년대에는 실증주의와 이상주의라는 관점에서 소재주의적 차원을 극복하고 민족문학의 수립이라는 원칙과 방향을 설정하는 성과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90년대에는 문민정부라는 언표가 현실문제에 대한 우리의 인식기능을 마비시킴으로써 오늘의 문화적 담론들은 공동체 의식을 폐기하고 개인적인 자의식과 유희의공간으로 몰입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는 신교수는 오늘의 비평문학이 지난 연대의 이론을 토대로 새로운 분단문학의 논리를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김재석교수(안동대)는 해방직후 극문학이 친일잔재 청산에 대한 입장의 차이로 좌익측의 작품은 현실문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 반면 우익측의 작품은 춘향전처럼 과거의 레퍼토리를 재탕하거나 현실문제와 관련성이 약한 소재들을선택하여 결국 상업극과 별다른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분석했다.이외 박용찬씨(경북대강사)와 이은규교수(효성가톨릭대)가 '민족현실, 그 응전과 극복의 시적 역정' '해외 한국어의 국어방언권 포함 문제'에 대해 각각발표했다.

〈최미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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