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데스크(이진협 정치1부장)-후보들 결단의 시기

입력 1995-06-21 00:00:00

34년만에 치러지는 4대 지방선거가 6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를 준비해 온후보자들은 남은 시간이짧게도 느껴지겠지만 대부분의 후보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빨리 투표일이 지났으면 하는 심정도 많을 것이다.지난해 수성갑보궐선거에 나선어느 후보의 술회에서 선거운동이 워낙 지옥훈련이고 보니 막판 며칠을 두고는 이기든 지든 빨리 시간이 지나갔으면 하는절박한 심정이 들더라고 한 것처럼 지방선거에 나선 대부분의 후보들은 선거운동에 넌더리를 내고 한시 바삐 선거가 끝났으면 한다고 말하고 있다.선거운동 지옥훈련

이번 선거가 선거기간은 짧지만 그만큼 힘들다는 이야기다. 후보자 뿐만아니라 유권자들도 마찬가지다. 온나라가 개벽이라도 하듯 지방선거 분위기가 꽉차있다. 자연히 민생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대구·경북에만 4대선거에 후보자만도 2천6백여명이 뛰고 있으니 선거에 직간접으로 연관되는 사람들이 엄청날 것으로 추정되고 보면 선거열기가 일상사를 압도하고 있는 것은 뻔하다. 민주주주의 절차이고 살림꾼을 뽑는 중대한 선거이긴 하지만 주민들은 한시 바삐 일상사로 돌아가는 것을 갈망하고 있다.그러나 이 시점에서 유권자들은 분명히 중대한 결심을 해야 한다. 선거가 넌더리가 나더라도 눈을 부릅뜨고 우리 곳간지기를누구로 선택할 것인가 하는결단의 시점에 와 있는 것이다. 워낙 많은 후보자가 나와 내살림을 맡길 인물을 제대로 식별하기 곤란하다는 점도 있지만 그래도 고양이에게 어물전열쇠를내주는 식이 돼서는 안된다.

다가온 선택의 시기

결단의 시점에 있음은 후보자들도 마찬가지다. 이 시점을 판세를 뒤엎을 마지막 기회가 아니라 스스로 함량미달이거나 식언한 후보자는 사퇴할 절호의 찬스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선거기간중 온갖 감언이설로 유권자를 속여온 후보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사퇴할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사실 그동안후보들의 유세나 홍보물을 보면 우리 사회에의 이렇게 거짓말을 잘하는 뻔뻔스런 사람들이 많나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아무리 명예가 좋다지만 선거가 인생의 전부가 아닐진대 어떻게 저런 거짓말을 눈한번 깜짝하지 않고 할 수 있는가 입이 다물어지지 않은 때가 한 두 번이아니다. 자신의 잘못으로 사직당국에 문제가 된 것이 만천하에 다 알려져 있는데도 군부독재의 공작정치에 의한 핍박으로 몰아붙여 민주투사로 미화하는가하면 자신이 하지도 않은 일을 늘어놓고 말끝마다 내고향살리기, 청렴·도덕성을 강조할 땐 차라리 전율마저 느끼는 때가 많았다. 학력이 사람의 가치척도는될 수 없지만 국교졸업을 예사로 대학중퇴 대학원수료라고 속여 버젓이 내놓은경우는 이제 뉴스거리가 되지 않을 정도다.

경천동지할 공약남발은 이제 너무나 식상한 메뉴다. 그나마 인플레현상마저빚고 있다. 시구의원이 예사로 그린벨트를 풀거나 철로를 이설하겠다고 내걸고시장후보들은 너도나도 대구경제를 살리겠다고 마치 '미다스'의 손을 가진 전지전능한 인물로 둔갑한다. 역겨움마저 들 정도다.

스스로 반성할 기회

욕심이 거짓에서 나오고 그 결과가 죄를 짓게 되고 결국 사망을 낳게 된다는성서의 말씀에 우리 후보자들을 대입한다면 몇 사람이나 살아남을지 궁금하다.거짓과 위선으로 점철된 후보자들이여 자신은 물론 후손들에게 까지 누를 끼치는 것을 막을수 있는 기회는 지금이다. 서슴없이 선관위로 달려가 후보를사퇴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이고 그토록 외쳐왔던 고향을 진정으로 위하는 길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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