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정치가이자 인문주의자인 토마스 모어하면, 우리는 뭐니해도 그의 대표적 저작물인 '유토피아'를 우선하여 떠올릴 것이다. 이 일대 저작물이 400년이 족히 지난 현금에 와서도 별반 퇴색지 않고 고전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음은, 당시 영국의 산업혁명 초기와 관련한 혼돈의 와중에서 저자가 보여준 인간사회의 이상향이, 플라톤 이후 가장 근대적 기반을 구축했다는 점에 일차적으로 편승하게 된다. 하면서도 이 저서의 제명이 환기하는 유토피아적 지향은,우리 인간으로 하여금 무한의 향수와 염원을 동반하기 까지 한다.생각해 보면, 대지적 삶에 묵연히 복무하고 있는 우리 인간이 비록 한 사람으로 감내 할 수 없을 만큼의 크고 많은 삶의 무게에 때론 홀로 허위허위 대다가도, 한 마리 길들여진 낙타처럼 그저 주어진 길을 말없이 타박타박 가야하는데는, 각기 저마다의 숨은 꿈이 무섭도록 도사리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이렇게 보아 인간은 곧 유토피아적 인간이 되는 셈이다.21세기를 코앞에 둔 요즈음 거리를 나서보면 아니나다를까 '-토피아'천국이다. 컴퓨토피아를 비롯하여 워토피아, 카토피아, 포토피아, 북토피아, 씨토피아등이 그것이다. 현대사회가 희원하는 보다 첨예하고 이상적인 문명이나 도시의 실현이란 이렇듯 엄연한 현실로 다가와 있건만, 문제는 우리가 앞서 내세운 이른바 '-토피아'란 것이 일종의 구두선에 그쳐서는 안될 것이며, 나아가현대기술이 표방코자 하는 독창성 즉, 오리지낼리티라는 것도 그 어원을 보면'근원'이란 뜻새김과 맥락을 같이한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이 근원을 배제하고는 언제나 우리가 내세우는 새롭다는 것 혹은 '-토피아'현상이란 것이, 한갓 속빈 강정에 지나지 않음을 잊지 말아야 겠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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