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량미 북 식량외교 채우기

입력 1995-06-17 00:00:00

북한이 최근들어 소위'식량외교'를 필사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배후에는 김정일체제 출범을 앞두고주민회유용 식량을 확보하는 한편 절대적으로 부족해진 군량미를 보충하려는데 주목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북한군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당국자는 16일 북한에서는 지난해 7월의 김일성사망이래 진행된 전국적인 애도행사를 비롯해 올 2월의 김정일 생일 축제와4월의 '평양축전'등 잇단 대규모 행사를 치르는데 전시용 비축식량을 상당부분사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이 당국자는 최근 수년째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통상적으로 3년분의 군량미를 비축해왔으나 잇단 대규모 행사등을 치르면서 비축 군량미마저방출하지 않을수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로인해 북한은 군부를 필두로 심각한 상황에 처한 군량미 부족을 보충하기위해 대대적인 식량외교를 전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군 총참모장 최광이 지난해 11월과 금년 4월 군사대표단을 이끌고 캄보디아, 라오스,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등 동남아 국가들을 방문한 것도무기 수출을 조건으로 식량을 구입하려는데 주요 목적이 있었다고 이 당국자는말했다.

이와관련,인민무력부는 직할 8개의 외화벌이 무역업체를 통해 식량과 연료를매입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군단별로 설치돼 있는 '외화벌이 돌격대'에서도똑같은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북한 대외경제위원장 이성대가 금년 2월 태국을, 국제무역촉진위원회위원장 이성록이 5월에 일본을 각각 방문,식량 제공을 절실하게 요청한 것도이같은 목적의 일환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국의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김일성사망 1주기와 8·15 해방 50주년 행사를대대적으로 치름으로써 김정일체제의 공식 출범을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되며이에따라 주민들을 축제분위기로유도하기 위한 식량 확보문제도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지난해 곡물총생산량은4백12만5천t(정곡기준)으로 금년도 수요량 6백72만t에서 무려 2백59만5천t이나 부족한 실정인데 이같은 사정은 92년부터계속되고 있으며 특히 중국으로부터 매년 50만t을 수입했으나 금년부터 경화결제를 요구하는 바람에 식량난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당국은 북한이 최근 수년간 '애국미 헌납'이니 '하루 두끼먹기 운동'을 통해식량 내핍운동을 펼치고 있으나 워낙 식량난이 심각해지면서 이같은 운동이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자 비축 군량비를 대량으로 소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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