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서양화 도입기의 거목으로 빼어난 활동을 벌이다가 월북, 41년동안한국미술사에 실종됐던 서양화가이쾌대(1913~1987 ? )의 대규모 회고전이 22일부터 7월9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펼쳐진다. 88년 정부 해금조치로 91년 서울 신세계미술관에서 첫 작품전이 열린 이후 미공개 작품들을 다시 대거복원해 마련한 유작전이다.전시 작품은 1백50호 대작을 비롯한 유화 54점과 드로잉 60점, 활동 당시 찍은 사진 10여점과 사용했던 팔레트, 방명록, 편지 등 모두 1백30여점. 유화중에는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유화 17점 등 67점이 포함돼 있으며 전시에 때맞춰미술전문출판사인 열화당이 작품과 자료를 수록한 연구서 형식의 화집을 펴내의미를 더했다.
이 유작 유품들은 부인 고 유갑봉씨와 후손들에 의해 간직돼오다 해금조치후빛을 본 것으로 대부분 처음 공개되는데다 보관상태까지 좋아 미술계에 일대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경북 칠곡 출생인 이씨는 34년 제국미술학교에 들어가면서 본격 미술활동을시작, 인물 풍경 정물부문에서 전형적인 그림을 발표했으며 35년 이후에는 향토성 짙은 작품을 주로 그렸다. 41년 신미술가협회를 만들어 관변단체와 구분되는 독자적인 움직임을 주도하기도 했으나 한국전쟁 당시 포로가 된 뒤 북한으로 넘어갔고 그후 꾸준히 활동했으나 크게 주목받지 못한채 87년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도 미완의 작가로 남아있는 그는 30~40년대 격동과 비극의 역사를 살면서 자신의 입장을 비교적 선명히 밝힌 작가로, 대지주의 집안에서 태어나 경제적 혜택을 누렸으나 사회 현실을 회피하지 않았고 군국주의적 미술단체나 조선미술전람회 같은 이른바 식민문화 재생산 도구에 참여하지도 않았던 이로 평가된다.
그는 또 유화에 전통기법을 폭넓게 도입하려는 다양한 시도를 보였으며 리얼리즘의 독특한 영역을 구축했고 인물화와 군상(군상)을 엮어내는데 탁월한 기량을 보인 '우리 근대미술의 실체'라는 평가도 얻고 있다.
〈이상훈기자〉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