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도시의 푸른나무(136)

입력 1995-06-13 00:00:00

"잡소리 치우고 내 말 들어봐. 이백오십 시우 줬지?"인희엄마가 기요에게 묻는다.

"물론 줬죠? 쟨 돈 쓸데가 없으니 통장을 만들었수다. 쟤와 우린 한 식구예요. 그 돈 빼먹은 것 같소? 우린 치사한 건 딱 질색이요. 그런데?"기요가 눈빛을 세운다.

"다른 뜻은 없구, 힘들게 번 몫돈이니 관리 잘 해주라구. 시우가 잘 챙기지못하더라도"

"마담이 쟤 통장을 관리해요. 정 뭣하다면 확인해 보시든지. 설마 그 말 하겠다구 여기까지 오진 않았겠지요? 난 척보면 착이니깐"

"자네가 키유라 했나? 키유, 다름이 아니라, 누구 한 사람 혼 좀 내줘. 다시는 내 앞에 얼씬 말게. 귀찮아 죽겠어. 영업에도 방해되구""무슨 말인지 감잡았수다. 보자, 온주시 명동 나와바리가 누구 터더라?""구멍가게 밥집에 무슨 깡패까지 설치겠니"

"잔챙이들이 푼돈이 나 쓸려구 침 바르고 다니죠"

"그게 아니구…"

기요가 인희엄마의 말문을 막는다.

"알았수다. 놈팽이가 붙었구먼. 제비족한테 걸렸소? 그거야 건수도 안돼요.바로 우리가 그런 일 청부업자 아뇨. 진작 말할 일이지. 아주 병신을 만들어주겠소. 아킬레스건을 싹둑 끊어. 그치 자주 나타나우?"

"내가 제비족한테 넘어갈 것 같냐. 그게 아냐. 우리 딸애 봤잖나. 걔 아비되는 자야. 백수건달. 시우 쟤도 봤어. 원양어선 탔다며 나타나선 행패를 부렸기에 진단서를 떼서 구속을 시켰지. 한달 구류를 살고 나오더니 또 찍자 붙으니.가택 침입으로 파출소에 신고를 하면, 딸애 보러 왔다는 것 어떡해. 아침부터술에 취해선…"

인희엄마가 한숨을 내쉰다. 주스를 마저 비운다. 인희아버지가 떠오른다. 나는 인희아버지한테 맞았다. 인희아버지는 인희에게 코알라 인형을 주었다. 인희는 코알라를 안고 잤다. 인희가 보고싶다.

"넌더리가 난다, 이 말씀이시군. 알았수다. 넝마같은 인간, 쓰레기 하치장으로 보내달라는 말씀이죠? 그거야말로 죽 먹기죠.내 삐삐번호 알으켜줬던가.언제라도 연락하슈, 나타나면. 짱구와 같이 가서그치를 조용한 데로 모시지뭘. 모셔서 손 좀 봐드리지. 우리에겐 다 방법이 있수다. 전문가니깐. 쥐도 새도 모르게 터뜨려 버릴테니깐. 풍선처럼. 그냥 온주바닥을 뜨게 만들테니깐.식당에는 얼씬도 못하게"

기요가 손짓을 하며 말한다. 기요는 말재주꾼이다.

"그렇게만 해준담 얼마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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