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한 국장은 "높은 사람들 가운데 바둑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올해 1월1일 첫 방송이 공교롭게도 바둑이었는데 그것 때문에 실무진들이 위로부터 소리를 많이 들었다"고 말한다. 저간의 사정을 대변하는 말이다. 국장정도면 상당한 간부급인데 그가 볼때 '높은 사람들'이라면 아마도 경영층일것이다.바둑 프로는 공공성 흥행성이 충분하고 시청률도 높다. 그러니 중단할 이유는 전혀 없다. 아니, KBS와 SBS를 보라. 바둑 프로를 오히려 강화하고 있지 않은가. 이렇게 주장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그런주장을 하지 못한다고해서 그걸 비난하기는 어렵다. 당사자가 아니라고 해서원칙론에 입각해 마음대로 비난하는 것은 그것도 때로는 폭력이 된다.조직에서는 간부급보다 평사원이 더 바른 말을 하기가 쉬운 법이다. 위로올라갈수록 최고경영자의 취향에 어긋나는 말을 하기가 쉽지않다. 따라서 이번 MBC문제에 대해서도 우리는 방송실무자들에게 무슨 원망을 하거나 할 생각은 없다. 최고경영층이 바둑에 대한 인식을 바꿔주기를 기대할 뿐이다.SBS는 출발부터 바둑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 기전도 두 가지를 개최하고있으며 해설하는 스타일에도 변화를 주었다. 방송 후발주자로서 SBS는 최소한 바둑에 있어서만큼은 이른바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을 듣고있다. 팬들의 호응도 자연히 제일 좋은 편이다. SBS가 바둑 프로로 성공하는 것을 지켜본 KBS도 최근에는 자사 주최기전 외에도 '동양증권배'와 같은 국제기전이열리면 꽤 오랜시간 생중계를 하는등 새로운 의욕을 보여주고 있다.바둑계 전반의 반발이 거세지자 MBC측에서는 "이번 기(기)까지는 남아있는결승기를 치르고 대국료상금도 지급한다"는 것에서 "앞으로 현재처럼 지속은 하되 방영은 하지않겠다"고 다시 한걸음 후퇴한 것으로 전해진다. 방영을하지않는 TV프로가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방송사측의 뜻은 듣기에 따라고마울 수도 있는 그 제의는, 한편으로는 더욱 심한 모욕이 될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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