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투신 임원진 개편 난산

입력 1995-06-09 08:00:00

동양투자신탁의 주주총회가 4일 앞으로 임박했으나 임원 개선 구도는 여전히불투명해 지역 금융계의 궁금증을 더해주고있다.임원 선임을 둘러싼 청탁과 외압설등 갖가지 잡음이 끊이지않는데도 전권을쥐고있는 채병하대구상의회장은 "사심없이 동양투신의 발전을 위해 임원선임문제를 결정할것"이란 원칙론만 되풀이할뿐 심중을 전혀 밝히지않고 있기때문이다.

13일의 주총에서 임기가 끝나는 임원은 총 6명의 상근 임원중 김국병감사(60)를 제외한 5명이나 된다.

이들 5명중 초임 임기가 끝나는 임원은 이호수사장(63)과 박재현부사장(62)조성하상무(53)등 3명이며 이구영(60) 정욱찬상무(60)는 재임임기 만료이다.임원선임 문제가 어려운 이유는 한꺼번에 5명의 임기가 끝나는데다 '임원실은 양로원'이란 일부의 지적처럼 다른 금융기관에 비해 고령화됐기때문.또 새 임원진이 동양투신의 운명을 결정할 금융산업개편 문제를 헤쳐나가야하는데다 3년후 동양투신의 경영진 문제와도 연결되어있어 어려울수밖에 없다.게다가 지연·학연·혈연을 총동원한 '자리 지키기'청탁과 압력도 상당해과단성이 있다는 채회장도 쉽게 결정을 못내린채 가슴앓이중인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금융계일각에서는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같은 어려운 여건때문에 임원선임 문제가 의외로 쉽게 풀릴수 있을것으로 내다보고있다.

모두를 만족시키기가 불가능한만큼 채회장은 여러 임원개선안중 동양투신에가장 힘이 되면서도 명분있는 '최대 공약수'를 택할수밖에 없을것이란 분석이다.

이들이 보는 첫번째 공약수는 사장·부사장중 1명,상무 3명중 2명의 퇴진.초임에 상관없이 임원 3명을 교체하고 공석이 된 세자리는 능력있는 부장들의 내부 승진과 외부 영입으로 해결한다는 것이다.

'흠집'이 있다는 비판에도 불구, 동양투신의 경영실적을 5개 지방투신사중1~2위에 꼽히도록 한 이사장의 경영능력, 금융산업 개편에 대비한 경영의 지속성 유지등의 이유에서 제기된 고육지계다.

임원진의 고령화문제를 해결하고 내부갈등 최소화,금융산업개편의 대응체제를 지속할수있다는 점에서 한 방안으로 점치고있다.

두번째 안은 상무 1명만 남겨둔채 사장·부사장등 다른 임원 4명을 모두 퇴진시킨다는 것.

금융산업 개편에 대응하기위한 동양투신의 과감한 경영혁신과 고령화된 임원진 교체의 필요성을 수차 강조해온 채회장의 과단성에 미뤄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채회장이 여러가지 방안중 어느것을 택하느냐에 따라 후유증의 파장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8일 노조가 대안(대안)부재론을 내세워 이사장의 유임입장을 밝힌것도 채회장의 '선택'을 괴롭게 한다.

지역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동양투신이 잘못 흘러가면 주주와 직원은 물론지역 경제에도 상당한 피해를 입힌다"며 "동양투신의 발전을 위해 더이상의외압이나 청탁을 삼가고 임직원들은 주총결과에 모두 무조건 승복해야할것"이라 지적했다.〈허용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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