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초점-과열.혼탁 양상 경주지역

입력 1995-06-08 23:14:00

17개동 12개읍면에서 33명의 기초의원을 뽑는 경주지역의 기초의원 선거가초반부터 과열.혼탁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등록일이 임박하면서 후보자들은 선거사무실을 경쟁적으로 개설하는등 선거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이지역은 지난 1기때는 성내(이동천)와 선도동(이영식)에서 무투표당선자가나왔으나 이번엔 무려 1백명이 출마의사를 밝히고 있어 평균 3대1의 경쟁률을나타내면서 한치의 양보없는 격전지가 되고있다.후보자 난립양상은 2기부터 유급제가 되고 보좌관까지 지원해준다는 발표에따른 현상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일부지역은 정년을 3~4년앞둔 공직자가 퇴직과 함께 선거전에 뛰어들었고 일정한 직업없는 무직자도 상당수에 달하는등 지방의원 유급제가 경쟁률을 높이는 주요원인이 되고있다.

변호사법위반혐의로 사법처리되면서 의원직을 사퇴한 2명의 의원을 포함 5명의 의원이 빠진 가운데 현의원 전원이 출마, 재도전하고 있다.이번 선거는 재도전한현의원과 "물갈이를 해야 한다"는 신진인물들의 가세로 후보자들 사이에 묘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어 금방이라도 상대방의 불.탈법이 폭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경주지역은 "모후보운동원이 하룻밤에 1백만원이상 들여 양주파티를 해주고있다" "조를 짜 식사제공을 하고 있다"는등 소문이 무성하지만 단속기관마저 "심증은 가지만 물증이 없다"며 단1건의 부정선거사범도 적발하지 못했다.공명선거만되면 승산이 있다고보고 출마를 굳힌 상당수 후보자들은 최근의타락양상을 전해듣고 돈을 준 사람이나 받은 사람 모두가 처벌대상이 되는 공직 선거부정방지법의 모순을 지적했다.

이때문에 일부 유권자들이 후보자들에게 금품을 요구하는 과거관습을 버리지못하고 있는 원인이 되고있다.

이밖에 음해성 악성루머가 난무하면서 건천읍 손중규후보가 의원신분을 이용, 토지보상금을 특혜받았다는 주민고발이 있자 손씨는 "선거를 앞두고 계획된 음해"라며 고발주민을 상대로 무고혐의로 맞고소하는등 법정싸움으로 비화될 전망.

어쨌든 이번 지방선거는 말로만 풀뿌리 민주주의를 앞세워 공무원들에게 군림하고 해외나들이나 해온 일부의원들에게는 부담이 되고있으며 불.탈법없이유권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신선한 '메뉴'만이 당락의 관건이 될것으로 보인다.

한편 주민들은 "마을간의 갈등, 씨족간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행선거제도를 고쳐 전체의원정수를 한꺼번에 투표, 득표순위대로 결정하든지 권역별선거구로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주.박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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