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그릇된 평등개념

입력 1995-06-07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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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평등하다. 그러나 착각해서는 안된다. 모든 면에서 평등한 것이 아니라 '법률과 신 앞에서만' 평등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법률이 모든 사람을 공평하게 취급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날 때부터 누구나 서로 다르다. 평등하고는거리가 멀다. 그런데 서로 다르다는 점이 바로 인간생활의 묘미를 준다. 서로다르기 때문에 경쟁이 있다. 서로 다르기 때문에 다양하게 얽히면서 풍성한 삶을 향해 걸어간다.그러나 역시 평등의 개념을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 똑같이 잘 살아야 하고,똑같이 대우를 받아야 하고, 똑같이 좋은 차, 좋은 아파트, 좋은 직장을 가져야 하며, 똑같이 좋은 학교에 들어가고, 똑같이 출세를 해야한다고 여기는, 또는 주장하는 사람이 우리나라에 유난히 많다. 자기보다 잘난 사람, 잘 사는 사람, 학식이 많은 사람, 인격이 훌륭한 사람을 인정해 주려고 하지 않는다. 말로는 평등을 떠들지만, 사실 기회만 있으면 남보다 더 잘 되려는 욕구가 한층강하다. 마음 속으로는 인간 불평등론을 믿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지나친 욕심이 나온다. 이런 사람이 많을수록 사회는 불안하고 살 맛이 나지 않는 장소로 전락한다. 슬픈 일이다.

인간은 법률과 신 앞에서만 평등하다. 같은 꽃이지만 모란은 모란 나름대로아름답고 민들레는 그 나름대로 고운 것이다. 사람마다 서로 다르다는 점을 수긍하고, 각자 자기 개성과 재능에 알맞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가장 보람있다는신념을 가져야 할 것이다. 행복과 만족의 비결은 간단하다.〈대구시 자문대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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