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조계사 공권력 전격투입

입력 1995-06-06 12:55:00

한국통신 사태 22일째인 6일 오전 경찰은 명동성당과 조계사에 공권력을 투입,수배된 농성간부 13명을 전원 연행했다.이날 오전 8시께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연행과정에서 명동 성당과 조계사 양쪽에서 별다른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다.

명동성당 역사 98년만에 공권력이 투입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며 조계사에는지난해 4월 조계종 내분사태 당시 경찰병력이 투입된 후 두번째다.이번 공권력 투입은 종교계에서 중재안을 마련하는등 수습노력을 기울이고있는 가운데 이루어져 종교계와 재야단체들의 일부 반발도 예상되고 있다.경찰은 이날 오전 8시께 한국통신 노조간부 13명이 농성중인 서울 중구 명동성당과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등 2곳에 경찰병력을 동시에 전격투입, 13명 전원을 연행했다.

경찰은 이날 3개 중대3백60여명을 성당입구와 주변에 배치한 뒤 서울청 형사기동대 소속 사복경찰20여명을 투입,성당입구 계단에서 16일째 천막농성중이던 노조쟁의실장 장현일씨(35) 등 노조간부 6명을 3분여만에 전원 연행했다.

경찰은 25인승 승합차를 이용 농성천막앞에 도착,농성중인 천막주변에서 세면과 아침준비를 하던 장실장 등 5명을 먼저 검거한 뒤 세면을 하기 위해 성당구내에있던 박수호교섭국장(37)을 붙잡아 승합차에 태워 서울 종로경찰서로연행했다.

경찰은 또 같은 시각 3개중대를 조계사 주변에 배치하고 서울청 형사기동대소속 사복경찰 20여명을 조계사 정문과 덕왕전옆길을 통해 조계사 경내에 투입,총무원옆 마당에서 11일째 농성중인 노조 지도위원 양한웅씨(36) 등 7명을5분여만에 전원검거,종로서로 연행했다.

연행과정에서농성간부들은 약간의 몸싸움을 벌이고 저항했으나 본격적인충돌이나 불상사는 없었다.

경찰은 연행된 노조간부 13명들을 상대로 농성경위 등을 조사중이며 수배중인 유덕상노조위원장의 소재를 파악중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관할 경찰서장이 하루에 두차례 종교계 지도자들을 방문,영장집행의 정당성을 설득하는 등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였으나 성당과 조계사측이 응하지 않아 부득이 경찰병력을 투입하게 됐다"고 말했다.경찰은 종교계측의 반발을 우려해 명동성당과 조계사에 교인과 신도들의 왕래가 드문 이날 오전 8시를 작전시간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연행자는 장현일(35·쟁의실장·사전구속영장 발부), 박수호(37·교섭국장·사전구속영장발부), 이정환(36·문화체육국장·긴급구속장 발부), 이재숙(37·여·여성국장·〃),심철식(39·제도개선국장·〃),도남희(47·교육홍보국장·〃·이상 명동성당)양한웅(36·사전구속영장 발부),김종근(35·조직차장·〃),현경룡(33·쟁의국장·〃),정흥곤(36·총무국장·〃),박충범(32·임금국장·긴급구속장 발부),김세옥(36·여·국제국장·〃),정용칠씨(42·서울지방본부 사무국장·〃·이상 조계사) 등이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