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내 군수선거에 출마한 ㄱ씨. 후보등록을 마치자마자 유세에 나선 그는 사흘만에 목이 잠겨버렸다. 그는 부인과 둘이서 새벽 6시부터 밤 11시까지장터 마을회관 버스터미널 도로변 등 닥치는대로 찾아다니며 쉴새없이 연설을하다보니 목에 무리가 온 것이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자신의 연설을 담은 녹음기를 들고 나섰다. 사람이 많이 오가는 길목에 녹음기를 틀어놓은 그는 명함을건네며 인사만 열심히 했다'오는 11일 선거운동 공식 개시이후 곳곳에서 볼 수 있을 새로운 풍속도이다.'돈은 묶고 말은 푼다'. 깨끗한 선거풍토를 주창하는 통합선거법 아래서 실감할 수 있는 새로운 선거운동 풍경인 것이다.
경북도지사선거에 나선 후보들의 경우는 통합선거법이 허용한 연설원을 각시군마다 동원, 맹렬한 유세활동을 펼 것이다.
'공개장소에서의 연설·대담'은 통합선거법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대목. 일정한 다수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확성장치를 통해 정견을 발표하고 표를 부탁하는 이같은 연설허용은 횟수를 제한받지않는다. 이러한 선거운동 방법은 과거유신정권 이후 계속 금지되어왔다.
따라서 사실상 무제한의 대중연설을 허용하는 이번 선거는 '말의 홍수' '말의 잔치'가 판칠 전망이다.
그 뿐 아니다. 통합선거법 제 109조는 전화와 후보자 자필서신, 개인용 컴퓨터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허용하고 있다. 종전의 선거운동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방식이다.
이처럼 '말을 푼' 새로운 선거풍토는 최근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후보초청TV대담에서 실감할 수 있다. TV대담 및 토론은 후보개인의 홍보효과가 어떤 선거운동 방식보다 월등하다는 점에서 대단한 인기를 끌며 새로운 선거풍속도로빠르게 자리잡아가고 있다. 신문의 지상대담 토론 역시 전에 없는 반향을 일으키며 각 후보들이 다투어 선호하는 '뉴 캠페인'이다. 따라서 유권자들은 안방에서 느긋하게 턱을 괴고 후보자들의 면면을 따져볼 수 있는 세상을 맞고 있다.
이같은 언론사 자체의후보초청 대담·토론에 대해 선관위는 사실상 무제한허용방침을 밝히고 있다. 통합선거법은 또 광역자치단체장 후보의 경우 10분이내 TV연설 1회, TV경력방송(광고) 1분이내 3회까지, 라디오도 같은 방식으로허용하고 있다.신문광고 역시 5차례까지 열어놓고 있다. 바야흐로 TV·신문등 미디어정치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는 것이다.
각 후보들은 '말의 시대'에 걸맞은 이미지 부각을 위해 연설솜씨 과외를 받는가 하면 새로운 선거환경에 적응할 홍보전략 수립에 부산하다. 경북지사 선거에 나서는 한 후보는 최근 서울의 한 CF회사에서 TV광고용 홍보물을 제작했으며 지역방송사와 3천만원이 넘는 TV연설 시간을 가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정치학자들은 이같은 무제한적'말의 해방'에 대해 "동시다발적으로 확성장치에 의한 유세는 자칫 연설공해를 일으켜 주민들의 정치혐오감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돈은 묶고 말은 푼다'는 대원칙아래 그 폐해를줄일 수 있는 관계법 손질이 따라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김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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