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시대와 비슷역사는 반복하는 것인가. 기원전 중국의 춘추전국시대 외교가였던 소진과 장의는 그 유명한 합종책과 연형책으로 이름을 후세에 남겼다. 먼저 성공한 사람은 소진으로 그는 합종책으로 6국을 합쳐 강력한 진의 야욕을 막았다. 그후 장의는 연횡책으로 이 합종을 깨트리고 이웃나라를 쳐서 중국통일의 기초를 닦았다.
최근들어 우리나라에 나타난 합종 연횡은 소위6공의 민자당이 YS(김영삼)JP(김종필)와 합친 3당통합의 연횡이라는 형태로 나타났다. 당시로서는 평가야어떻든 간에 정국이 안정을 얻은 성공적인 작품이었다.
5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6공의 연횡으로인해 외톨박이가 되었던 DJ가 이제는민자당 또는 PK(부산·경남)를 표적으로 JP(김종필)와 힘을 합쳐 합종의 구도를 추진하고 있다. 이 합종구도를 위해 내세운 깃발이 DJ는 등권론이고 JP는내각제이다. 이들 두사람은 정치고수답게 말한마디 교환없이 이심전심으로 서로 손을 들어주면서 합종의 구도를 진행시키고 있는 것 같다. 또한 반민자 반YS정서를 활용, TK(대구·경북)나 서울 경기 강원에도 동참하라는 손짓을 보내고 있다. DJ의 등권론은 지자제선거후 우리나라는 4~5개의 지역세력으로 분화될 것이고 또 이들의 수평적협력은 진보된 것이라는 긍정적 의미의 지역주의로내각제를 기본으로 깔고 있는듯하다. 그리고 내각제 하에서는 여러세력을 모은합종책이 유리함은 불문가지다. 그동안 금기시 해온 지역주의를 정면으로 치고나온 것도6·27 지자제이후 올지도 모를 정계개편이나 내각제개헌등에서 주도권을 잡자는 의도인지도 모른다.따라서 이 등권론은 아무리 지역간의 평등을위한 것이라고 해도, 지역감정은 안된다는 국민적합의를 건드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잘못 선택한 명분
춘추전국시대 소진이 합종책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명분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당시 가장 강력했던 태에 대항해서 나머지 6국이 힘이 합친다는 것은 생존책이자 대항논리였던 것이다. 따라서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았다.그러나 등권론이나 내각제는 호응이 그리 높지않은 주장인 것 같다. 우선 등권론은 당내에서부터 이론이 나오는 정도이고 내각제는 여론조사에서 언제나50%를 넘어 본적이 없다. 등권론의 경우는 아무리 냉정한 정치현실을 감안한논리라 해도 결국은 지역할거주의일 뿐이라고 하는등의 비판이 당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DJ가 아무리 등권주의는 지역패권주의에 대한 대응논리라고 변호해도 한지역에서 특정정당이 1백% 당선되는 기막한 현실을 앞에 놓고는 설득력을 잃을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아래서는 출신지역만이 선택의 기준이지 정책은도외시되므로 정치발전은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1902년 공상적사고가 강한 영국의 페이비언협회는 긍정적의미의 지역주의가필요하다는 요지의 제안을 한 일이 있다. 행정효율을 높인다든지 지방정부로의권한이양하라는등이 주내용이었다.
그러나 그때와 지금은 시대상황이나 여건이 다르다는 것이 중요하다. 대결보다는 대화가, 관계보다는 경쟁관계가 자연스레 받아들 질때 그때나 가능한 일인지 모른다.
이상한 지역주의바람
하긴 외국서도 지역주의바람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들어 유럽에 불고있는 소위 지역·여성·노인의 3바람은 새로운 이슈가 되었으나 해법이 쉽지않아고민인 모양이다. 이들의 논리는 국가보다는 우리동네가 먼저이고 국민전체복지보다는 우리동네가 더 잘사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태리나 벨기에에는 남북간의 지역격차에따른 불만으로, 영국의 스코틀랜드나 스페인의 카탈루냐와 바스크 그리고 불란서의 코르시카섬등은 분리독립의 요구 거세지고 있다.
오죽했으면 캐나다사람들은 자기나라의 정치를 '피자폴리틱스'라고 비하했을까.
영어권과 불어권의 갈등이 있나하면 동부와 서부의 대립이 있는등 그야말로쟁반위에 놓인 피자처럼 조각조각 갈라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양의 이러한지역문제는 문화적 배경이나 언어 인종의 다양성에서오는 것이므로 당연한 것이기도하며 또한 정부의 갈등관리로 인해 우리만큼 심각하지도 않다. 그러므로 선진국에도 있는 지역감정인데하는 논리는 성립되지않는 것이다.
농경민족이라면 어느민족이나 고향에 집착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농경민족인 우리도 '까마귀도 고향까마귀'하는 속담에서 보듯 고향에 대한 정이 유별나다.
이 지역감정은 잘만쓰면 지역발전의 원동력도 될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좋은 지역정서는 정치에 물들고 이권에 빛을 바래면서 보다 낮은 차원의 지역감정으로 흐르고 있다. 옛날에는 여당이 요즘은 야당이 이용하려하고 있다. 지역감정을 건드리지 않고도 공격할곳이 많은 현정권이 아닌가. 여든 야든 국가백년대계를 생각한다면 누구든 지역감정은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된다.〈본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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