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TV 기전이 3개 있다.KBS바둑왕전, MBC제왕전, SBS연승왕전 등이 그것이다.
TV기전은 신문기전과는 또 다른 맛이 있다. 신문기전은 보통 바둑 한판을10~15보로 나눠 소개한다. 프로 고수들의 바둑수를 찬찬히 음미하며 배울 수가있고 글을 읽는 재미도 있다. 그러나 결과를 알기까지 열흘이상을 기다려야 하니 조금 지루한 면이 있다.
반면 TV기전은 현장감 생동감 친근감 박진감을 만끽할 수 있다. 한시간 남짓이면 결과가 드러나기에 시원시원하다. 프로고수들의 대국 모습을 직접 보면서승부 호흡을 함께 할 수 있는 것도 별미다. 그래서 TV기전은 인기가 있다.우리나라에는 TV기전이 3개 있었다. '있었다'고 한 것은 3개중 하나가 '거의' 없어질 단계에 와 있기 때문이다. MBC측에서 "바둑 프로를 없애겠다"고 발표한 지는 꽤 되었다. 한달 전쯤이다. '시청률이 낮아서' '광고 편제상'등이 그이유였다. 바둑팬들은 하나같이 의아해했고 한국기원과 프로기사들도 즉각 반발했다.
프로그램 존폐여부는 전적으로 방송사의 자유이자 권리다. 우리 방송에서 우리 프로그램을, 여러 각도에서 연구 검토한 결과 없애기로 했다는데 무슨 말이많으냐, 누가 뭐라 그러느냐고 하면 할 말이 없다.
그러나 방송은 시청자가 없으면 존재할 수 없다. 방송은 시청자가 있기 때문에 존재할 수 있고 그래서 결국은 시청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된다. 방송은그것이 공영이든 민영이든 결국은 '공공적'일 수밖에 없다. 많은 시청자가 있다는 것이 분명한데도 '시청률이 낮아서' 프로그램을 없애겠다고 하는 것은 좋게 말해서 독단이요, 심하게 말하자면 무지의 소산이자 횡포다.MBC제왕전은 결코 시청률이 낮지 않다. 신뢰성있는 통계가 입증해 준다. 따라붙는 광고도 적지않다.
시청률이 낮지도 않고, 따라붙는 광고도 다른 프로에 비해 같거나 많은데도불구하고 시청률과 광고를 이유로 프로를 없애겠다고 했다면 이것은 공공방송으로서 시청자에 대한 정직성의 문제가 된다. 부정직과 부패는 민주사회의 가장 큰 적이다.
이번 MBC의 처사에 대해서 "적반하장이란 말을 실감한다"며 분개하는 바둑팬이 많다. 그동안 MBC제왕전이 KBS바둑왕전이나 SBS연승왕전에 비해 프로그램제작자체를 소홀히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느끼고 있던 사실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바둑팬들은 그저 바둑이 좋아서 이런저런 불만을 감수해가며 제왕전을 아끼고 시청해왔건만 상품을 소홀히 만든 생산자가 거꾸로 소비자를 탓하는형국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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