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결제시스템 구축 홈뱅킹시장 장악 계획, MS사 독주에 "브레이크"

입력 1995-05-26 08:00:00

컴퓨터계의 공룡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독주에 제동이 걸렸다.마이크로소프트는 21일 미국의 대표적 홈뱅킹소프트웨어회사인 인튜이트와의합병을 포기, 홈뱅킹시장을 장악하려는 계획이 성사직전에 좌절됐다.당초 마이크로소프트는 금전관리프로그램 '퀴큰'으로 유명한 인튜이트를 합병, 자신의 컴퓨터통신망 '마이크로소프트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 구석구석까지 전자결제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원대한 프로젝트를 구상했다.빌 게이츠회장이 지난 1년동안 정력적으로 추진하던 이 프로젝트는 오는 8월말쯤 선보일 '윈도우즈 95'에 '퀴큰'을 내장, 일반사용자의 가정과 은행 상점등 각종 금융거래를 연결시켜 그 수수료를 챙긴다는 것이다.한 거래당 몇센트(1센트는 한화로 8원)의 수수료에 불과하지만, 전세계 몇천만명의 사용자가 '윈도우즈95'를 사용한다면 문제는 크게 달라진다. 모든 금융결제가 이 시스템를 통한다면 엄청난 돈이 마이크로소프트로 흘러들어가게 된다.이같은 배경으로 인해 미국 법무부는 지난달 27일 마이크로소프트를 '독과점금지법'에 따라 샌프란시스코의 연방지방재판소에 제소, 무려 15억달러(1조2천4백억원)의 거대한 합병계획을 무산시켰다.

보통 사람의 호주머니를 노리던 거인 마이크로소프트는 '경쟁유지'라는 명분을 내걸고 있는 자국 정부에 의해 일격을 맞고 휘청거리게 됐다.마이크로소프트가 홈뱅킹시장에서 독점적지위를 내놓음에 따라 컴퓨터계의숙적인 미국의 노벨사, 몇년전부터 홈뱅킹프로그램을 개발해 다수의 금융기관과 접촉하고 있는 블록 파이낸셜 소프트웨어사등과 이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벌일 수밖에 없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궁여지책으로 당초 계획을 대폭수정, 합병후 노벨사에 양도할 예정이던 자사의 재무 소프트웨어부를 남겨두는 한편 당초 실패한 것으로평가받던 금전관리프로그램인 '머니'의 신버전을 올해 가을쯤 발표키로 했다.한편 홈뱅킹시장은 가정과 일반회사, 신용회사, 은행등을 전자결제시스템으로 연결해 사용자에게는편리함을, 홈뱅킹프로그램회사에는 엄청난 이익을 안겨주는 노다지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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