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도시의 푸른나무(115)

입력 1995-05-19 08:00:00

우리 셋이 꼿꼿하게 서 있다."앉으라구"

쌍침형이 말한다. 쌍침형이 목발을 탁자에 기대어 세운다. 의자에 앉는다.우리 셋도 건넌자리에 앉는다. 나는 기요와 짱구를 본다. 둘은 쌍침형을 보고있다. 쌍침형이 입을 연다.

"우리는 노점상, 장애자, 철거민 생존권 투쟁을 측변 지원하기로 결정했다.이번 일요일 오전 열시에 중앙시장 입구 네거리에서 궐기대회가 있다. 우리도스무명 정도 피켓을 들고 나간다…"

"데모를 막는게 아니고, 지원요?"

기요가 묻는다. 뚱한 표정이다. 짱구도 머리를 삐딱하게 튼다."그래. 방해가 아닌, 지원이다. 데모꾼이 과격하게 나오더라도 우린 그러면안돼. 늘 뒤쪽에 위치한다. 차도로 내려가 차량 통행을 방해해서도 안돼. 질서있게 주먹 흔들구 구호만 따라 외친다"

"형, 왜 그래야 돼요? 무슨 이유로?"

짱구가 묻는다.

"이유는 묻지마. 이유 따지게 됐어? 조직은 위에서 시키는대로 따르면 돼.지휘는 찡오가 할거야. 찡오 명령에만 복종하도록. 빈대아저씨도 나설거야"쌍침형이 말한다. 나를 보고 콜라 두 병 가져오라고 말한다. 나는 밖으로 나간다. 홀로 나선다. 맘보를 찾는다. 최상무 방탄조끼들은 사라지고 없다. 맘보가 주방에서 나온다. 맥주병들을 소반에 얹어 나른다.

"맘보, 콜라 둘"

"너가 가져 가. 난 바쁘니깐"

맘보가 말한다. 나는 주방으로 들어간다. 일하는 아주머니가 둘이다. 둘은낯선 얼굴이다.

나는 두리번 거린다.

"뭘 찾아요?"

내게 한 아주머니가 묻는다.

"맥주 둘" 하다가 나는 말을 고친다. "콜라 둘"

"가서 기다려요. 몇 번 자리죠?"

나는 내가 나온 룸이 몇 호인지 까먹었다.

"저어기 홀…"

내가 손가락질을 한다. 마침 채리누나가 주방으로 들어온다. 채리누나가 오징어 하나, 과일 하나 하고 말한다. 나를 본다. 웬일이냐고 묻는다."콜라 둘"

내가 말한다. 채리누나는 우리가 어느 룸에 있는지 알고 있다. 나는 비로소숨을 편하게 쉰다.

"마두야 인사해. 이 분은 필이엄마, 이 분은 운심댁. 마두는 우리 식구예요"채리누나가 말한다.

"난 손임인줄 알았죠"

운심댁이 웃는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