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기아.쌍용도 분규불안

입력 1995-05-19 08:00:00

해고 근로자의 분신사건에 따른 일부 근로자들의 작업거부로 현대자동차가17일부터 무기한의 휴업에 들어간 가운데 대우와 기아, 쌍용 등 다른 주요업체들도 단체협약 등을 둘러싼 노사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19일 자동차업체들과 각 업체 노조에 따르면 대우자동차의 경우 노조가 쟁의발생신고를 거쳐 5일간의 부분파업까지단행한 끝에 주 42시간 근로제 채택등을 골자로 한 단체협약 합의안을 도출했으나 17일 조합원 총회에서 이 안이61%의 반대로 부결되고 말았다.

이에 따라 노사는 원점에서의 재협상이 불가피하게 됐는데 노조는 잠정안의부결로 회사측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야 하는 입장인 반면 회사측은기존의 합의안조차 이미 양보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선 수준이라는 견해를 굽히지 않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노조가 지금까지 3차례에걸쳐 단체교섭을 요구했으나 회사측이 토의안건 중 '사회개혁 요구'에 관한 사항을 삭제하지 않는한 교섭에응할 수없다는 입장이어서 지금까지 노사간 상견례도 못하고 있다.회사측은 의료보험, 세제, 교육 개혁, 공정거래 실현 등의 사회개혁 과제들이 노사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관계당국의 유권해석도 마찬가지여서 노조가 안건을 변경하지 않는 한 결코 교섭에 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노조는 지난 8일 교섭에 응할 것을 촉구하며 서울 본사에서 항의농성을 벌이기도 했으며 앞으로 회사측이 계속 교섭에 불응할 경우 대의원들의 아침조회, 작업복벗고 일하기 등 준법투쟁을 거쳐 본격적인 쟁의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쌍용자동차는 지금까지 5차례에 걸쳐 임금 및 단체협상을 벌였으나 노조는회사측이 뚜렷한 임금인상안조차 제시하지 않으면서 협상을 지연시키고 있다고주장하며 오는 26일 대의원대회를 개최해 쟁의발생 신고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이밖에 국내 최대의 부품업체인 만도기계 노조가 단체협상의 결렬로 오는31일 쟁의발생 신고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대의원대회를 소집해놓고 있으며 경주의 광진상공, 아폴로산업, 안산의 한일전장, 전주의 에이피 등 부품업체들의 쟁의발생신고도 잇따르고 있다.

한편 현대를 제외한 주요 완성차업체들과 부품업체 노조들로 구성된 한국자동차노조총연합 준비위는 이달말쟁의발생 신고를 집중시켜 다음달 초 일제히쟁의행위에 돌입한다는 공동투쟁 지침을 수립한 바 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