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입력 1995-05-19 08:00:00

▲동서대립의 냉전시대는 갔다. 사회주의란 괴물도 사라지고 있다. 요순시대의 태평연월이 지구촌에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억눌려 살던자는 억압받는데서희열을 느끼듯 사람들은 잃어버린 영웅을 다시 찾아 나서고 있다. 사이비종교와 무장과격단체들이 새로운 '영웅'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쟁이 없어지고 강력한 정부가 작아지면 안일·침체·혼돈은 삼위일체를 이룬다. 군사력이란 큰힘에 숨죽이고 있던 종교와 종족들. 드디어 '작은 영웅'이란 머리띠를 두르고발호하기 시작한다. 일본의 옴진리교·미국의 미시건 민병대·회교원리주의자들이 일으킨 독가스·폭탄테러·민족분규등 일련의 사태들은 악이 횡행한 결과들이다. ▲사람들은 욕하면서 산다. 그래야 카타르시스가된다. 명백한 적이없어진 세상은 불안하다. 불특정다수가 대상이자 적이다. '작은 영웅'들의 오만과 편견 그리고 인식의 파괴는 도처에서 큰 일을 저지르고 있다. 오클라호마테러사건후 클린턴은 '나라는 사랑하나 정부는 증오하는 세력들의 짓'이라고지적한바 있다. 일본의 사린독가스사건도 이에 다름아니다. 병정놀이군대의 정부군을 향한 선전포고다. 반란이다. ▲세기말 현상은 흔히 종말론을 앞세워 대중을 현혹시킨다. 19세기 이래 과학적사고가 정신세계를 지배해온 뉴턴물리학의 약점을 익히 알고 있는 젊은 자연과학도들이 아사하라의 유혹에 쉽게 빠져든다. 그들이 무식해서가 아니라 잃어버린 '영웅'을 사이비종교에서 찾은 것이다. 카오스의 시대는 좀처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정신을 바짝 차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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