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 인기하락 보수파 상승세

입력 1995-05-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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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시에도 우리는 무릎을 꿇지 않았다. 그러나 평화시에 우린 무릎을 꿇고 남에게 구걸하는 입장에 처해있다. 이 오늘의 현실은 과연 누구때문인가'구소연방이 붕괴된후 개혁을 통해 어느정도 생활상태가 나아지려니 기대했던 대부분 러시아 국민들의 가슴속엔 날이 갈수록 현 정부에 대한 실망과 함께 불만이 쌓여져가고 있다.그것은 지난 93년 4월보리스 옐친대통령에 대한 국민투표상에 나타난 국민지지도가 53%에서 지속적으로 하락, 최근 사회여론조사결과 10% 미만으로 나타난 한자리수 인기도에서 극명히 드러나 있다.

이러한 현 정부의 실정을 발판삼아 반대파 보수세력등은 금년 12월 의회,내년 6월 예정인 차기대통령선거를 목표로 표모으기 작업에 한창이다.게나지 쥬가노프가 이끄는 러 공산당, 미하일 라프신의 농업당등의 중도보수파와 지리노프스키의 자유민주당, 안필로프의 근로러시아등 극단 보수세력은틈 있을때마다 옐친의 정부시책에 반기를 들고 옐친 타도를 외치고 있다.이들 보수계 세력은 보수언론으로 유명한 프라우다, 자브트라 신문등을 이용해 러국민의식을 그들편으로 유도시키고 있다. 특히 쥬가노프 공산당수등은 "러시아는 오늘 중대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주장하고 "이를 극복키위해 러 국민들은 앞으로 선거를 통해 정국을 바로 잡아나가자"고 역설한다.이미 루츠코이 전부통령, 야블린스키 블럭 당수등 전.현정치인들이 차기대통령선거전에 후보출마선언을 밝힌 상태이며 옐친측근에서도 옐친의 재출마를시사한바 있으나 옐친자신은 아직 함구하고 있는 편이다.

그러나 러 정치분석가등 전문가들의 견해로는 옐친이 다시 선거전에 뛰어든다해도 이미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한 인물로 인식돼 대통령 당선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오히려 옐친의 경우, 혹시 국내적인 어떤 비상사태가 발생해 강력한 국가통제를 실시한다는 의미에서 의회선거등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시나리오도 정치계 일각에서는 배제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 정세는 불안한 사회 요소가 존재한다. 물론 지난 93년10월 유혈사태직전 시기보다는 완화된 상태에 있으나 러 사회는 조직 범죄가 완전 장악하고 있는등 경제의 정상적 기능은 마비된 상태이다. 마피아그룹의 창궐로 모스크바에서 상업활동을 하는 대부분의 한국 중소업체들이 그들에게 매달 뜯기며전전긍긍하고 있고, 러 국민의 경우 러 파산기업 속출에 따른 실업자 증가가날로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1년 남짓만에 새로 치르게 되는 의회, 대통령선거 결과에 관계없이정치및 경제체제에 대한논쟁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미 고삐가 풀어진 개혁정책을 되돌려 놓기엔 너무 때가 늦은 상황이어서 보수계 세력조차 정권을 잡게되면 개혁정책은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스크바.송광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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