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정신대할머니 돕는 문귀옥주부

입력 1995-05-16 08:00:00

대구시 동인동 3가에 사는 문귀옥씨(41)는 수수한 모습의 평범한 주부이다.그러면서도 은은한 야취를 풍기는 5월의 찔레꽃처럼 주변에 향기를 퍼뜨리는좋은 이웃이다.친부모도 귀찮아하는 세태속에서 정신대(정신대) 피해자인 할머니들을 남몰래 돕고 있으며, 작은 것이라도 늘 이웃들과 나누려 애쓴다."얘들(국교 6,4년)도 조금 컸고, 시간여유 있고, 내 몸 건강하니 뭔가 남을위해 작은 일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3년전 불교 자비의 전화 개설때 제1기 상담자원봉사자로 일하면서 사회 곳곳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많이 접하게 됐다. 정신대 피해 할머니들도 그때 만났다. '잘못된 역사에 의해 삶전체가 망가진'그들의 인생이 너무 가슴아파 이후부터 나름껏 물심양면의 정을 쏟고 있다. 자녀없이 홀로 사는 상인동의 한 할머니에겐 '어머니'라 부르며 친딸처럼 살갑게 군다. 자주 안부전화를 하는건물론 맛난 반찬거리를 장봐주고 많지는 않지만 용돈도 드린다. 명절, 어버이날등도 꼭꼭 챙긴다.

동화사 영산회 봉사부장이기도한 문씨는 신도들과 함께 화원교도소를 정기방문해 재소자들에 생일잔치를 차려주는 일도 한다. 때거리없는 이웃집엔 쌀을갖다주고 생수를 뜨러가면 몸 불편한 이웃집 노인에게 줄 물도 함께 떠오는 그는 2년전부터는 2층을 동네아이들의 놀이방, 공부방으로 열어놓고 있다. 타인에 대한 따사로운 애정때문인지 언제봐도 그의 마음밭은 넉넉해 보인다."작은 것이라도 남과 나누다보면 내게 돌아오는 기쁨과 위안이커답니다"〈전경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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