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계, 대형 악재 속출 지각변동 예고

입력 1995-05-16 00:00:00

일본정계가 잇단 대형악재로 무서운 회오리 바람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다.연립여당의 중추인 자민당 모리 요시로(삼희랑)간사장이 최근 무라야마총리가 자신에게 '과도내각의 한계를 느낀다'며 퇴진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가 여당내의 집중포화를 받고 결국 퇴진을 부인하며 불쾌해한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총리에게 그는 '진사'했다.모리간사장 발언소동은 일단 단막으로 끝날 움직임이지만 일본국민들의 반응과 시각은 다르다.

내달 G7(선진7개국)정상회담후 국회회기가 끝나면, 혹은 7월 참의원선거 전후, 총리가 물러나 정국에 일대 회오리가 불지않겠느냐는 전망이 무성하다. 일본정치에 위험신호인 빨간불이 켜진지 이미 오래되었다는 것이다.한때 지지율 40%를 웃돌 만큼 그런대로 순항하던 무라야마정권이 내리막길에들어선 것은 올들어서의 잇단 대형악재 때문이다. 판신대지진을 필두로 도쿄지하철 독가스테러와 경찰장관 피격, 그리고 옴교수사, 나리타공항 폭발사고등전대미문의 엄청난 돌발사건들에제대로 대처를 못하면서 국민들의 불만이 고조된 것이다.

뒤숭숭해진 사회분위기를 정치력으로 추스리기는 커녕, 덩달아 갈팡질팡한리더십부재로 눈길이 험악해졌다.

도쿄와 오사카(대판)등의 무소속돌풍 충격을 안긴 4월 두차례 통일지방선거는 바로 이같은 정서와 정치불신을 확연히 입증해주었다. 최근에는 재계마저 '지금이야말로 정치공백'이라며 중의원 조기해산과 총선을 촉구하고 있다. 천정부지 엔고를 '먼산의 불'처럼 방관하고, 전쟁으로 표현되는 미국과의 무역마찰에 적절히 대응치못해 '사회불안'에 이어 '경제불안'까지 가중되고 있다는 인식이다.

하지만 무라야마정권의 악재들은 이에 그치지않는다. 자민당과 사회당이 이른바 부전.사죄결의문제로 첨예대립, 연립파탄 요소로 대두되고 있다. 신진.자민당 소장의원이 연대해 총리의 공선제, 즉 직선운동을 시작해 태풍의 눈이 되고있다. 무라야마총리는 특히 자신이 위원장인 사회당에서 전위원장 야마하나사다오(산화정부)의원등 6명이 줄줄이 탈당, 정권기반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혼돈'은 그러나 여당뿐만이 아니다. 신진당은 당내갈등이 표면화, 오자와이치로(소택일랑)간사장등 집행부 비난이 새어나온다. 선거본부장 나카니시 게이쓰케(중서계개)전방위청장관과 야마구치 도시오(산구민부)전노동상은 부정사건에 연루돼 의원사직과 탈당등 추한 면을 보여, 역시 인기급락을 부채질했다.그야말로 여야모두에 심각한 '적신호'가 켜져있다.

관측통들은 이 때문에 정치권의 공중분해와 대규모 이합집산이 멀지않았다고점친다. 사회당 분해와 자민.신진의 '헤쳐모여', '보.보'연합등 연립과 정계구도가 재편되고, 국민의 정당불신 가속으로 무소속붐은 더욱 기세를 올릴 것이라는 분석도 한다.

도쿄.김종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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