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의 급변하는 가정풍속도의 한 단면일까. 과거엔 '이혼'이란 단어를 꺼내기조차 꺼려했던50~60대이상 연령층에서 심각하게 이혼문제를 상담하는 사례가 최근 늘어나는 추세이다.특히 강한 유풍과 보수성이 뿌리깊은 향토에서 장·노년층의 이혼상담 점증은 우리사회의 부부관, 가족관이 크게 달라지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아직까지 50~60대 이상 연령층의 이혼에 관한 구체적인 통계는 나와있지 않다. 그러나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대구지부(지부장 주미대)의 경우 올들어 5월중순현재까지 50~60세의 내담자 18명, 60세이상 12명이 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이혼문제를 물어와 예년에 비해 이혼상담자의 고령화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상담원 박정옥씨는 "배우자의 부정,폭행, 인간적인 무시, 재산문제 등을 하소연하고 뒤늦게라도 이혼하고 싶다며 이혼 절차나 재산권문제 등을 상담해오고 있다"면서 "거의 모두가 여성들"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결혼 30~40년의 장·노년층에서 이혼상담이 늘고 있는데는 특히 여성들의 자의식이 강해진데다 재산분할청구권 등 이혼시의 경제적인 보호장치가마련된 것이 중요한 배경이 되고있다는 것. 결혼 37년째인 60세의 한 여성상담자는 수십년간 계속된 남편의 폭행에 자녀들조차 이혼을 바라고 있다고 터놓았으며, 66세의 한 여성도 남편의 포악한 성격때문에 별거하고 있다며 이혼시의 재산문제를 상담했다. 반면 남성상담자들중에도 '아내가 남편을 무시한다'며 이혼가능성을 묻는 경우가 있는가하면, 수십년 동거해온 여자와 결혼하고싶은데 아내가 이혼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얼굴두꺼운 상담자도 있다.여하튼 대다수를 차지하는 여성상담자들의 경우 결혼이후 끊임없는 폭행과아내를 무시하는 언행, 외도, 도박 등의 이유를 들며 "이때까지는 참고 살았지만 이제 더이상은 참고 살지 않겠다","남은 여생이라도 편안히 살겠다"며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평생을 다소곳하게 아내의 자리를 지키다 남편이 정년퇴직하자마자 복수라도하듯 어느날 갑자기 냉정한 얼굴로 이혼요구를 하는 이른바 '정년퇴직 이혼'이 새 유행어가 되고 있는 일본의 경우와는 다소 다르지만 우리사회에서도 바야흐로 '황혼의 이혼'이 '강건너 불'만은 아니라는 현실을 말해주고 있다.또한 이들 50~60대 이혼상담자들중 여성들은 이혼과 동시에 자신이 얼마나재산을 분할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관심을 많이 보여 우리사회의 이혼형태가점차 선진국형으로 바뀌어가고 있음을 내다보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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