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부터 7평남짓한 시댁마당엔 종이상자니 신문지 등이 늘 잔뜩 쌓여있다. 칠순의시아버님께서 집주변을 다니며 모으시기도 하고 때로는 멀리자전거로 실어다 놓으시면 시어머님은 마당에 펼쳐놓고 분류작업을 하신다.그렇게해서 모인 폐품을 한달에 두번씩 고물상에 싣고가 파신다.육남매의 자식들은 다치시면 큰일난다고 만류도 하고 자식들 체면을 내세우며 그만두시라고 말씀드리지만 부모님들은 그저 열심이시다.얼마전 두분께선 국민학교에 입학한 손자에게 학용품 사라시며 봉투를 주셨다.손수 버신 돈으로 손자 용돈도줄 수 있고 무엇보다도 아직 일할 수 있다는사실이흐뭇하신 모양이다.
지난 일요일 시댁에 갔을때였다. 대문밖에 종이상자와 비닐봉지들이 잔뜩 쌓여있었다. 그날 이사간 옆집 새댁이 두고 간 것이라 했다. 신문지나 책등재활용가능한 것이려니 여겨 열어보니 부서진 장난감과 스티로폴상자, 유리조각등 잡쓰레기들이었다.버리기 성가신 것들을 다 담아놓은것 같았다. 양심을팽개치고 간 새댁이 괘씸해 남편은 얼굴을 붉혔지만 어머님은 "경황이 없었겠지"하시며 말끔히 치우셨다.
부모님 말씀으론 종종대문앞에 쓰레기를 갖다놓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쓰레기 봉투 몇장 아끼려고 양심을 몰래 버리는 사람들, 과연 자기 마음은편할는지. 연로한 두분이 재활용품을 수거, 분류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양심불감증이라는 말이 떠올라 씁쓸한 기분이 든다.
(대구시 북구 관음동 한양수정아파트 213동 12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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