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네거리 통행재개 첫날 이모저모

입력 1995-05-12 00:00:00

사고후 첫 통행…12일 오전 8시 폭발사고후 처음으로 영남고네거리를 통행하는 학생.시민들과 운전자들은 불과 보름전의 대참사가 상기되는 듯 착잡하고 긴장된 모습.사고후 구마고속도로 앞산순환도로 등 우회도로가 지정됐으나 사고전보다 출퇴근시간이 2~3배나 더 걸리는등 대구시 남서부지역 일대가 극심한 교통체증현상을 보였다

…불편을 겪어온 시민들은 '절대 안전하다'는 당국의 발표에도 ' 왠지 불안하다'는 반응. 운전자들은 지하철공사장주변을 지날때는 빨리 통과하기 위해과속하거나 아예 공사장을 피해 다닐정도로 공사장기피증세마저 보이고 있다.김진태씨(47.달서구 상인동)는 "당국이 안전하다고 장담한 대형공사장에서대형참사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젠 당국의 안전대책을 믿을수 없다"고 말했다.

친구를 잃은 최지영군(13.영남중 1년)은 "이곳을 지날때마다 겁이 나 빨리걸어간다"며 "친구가 비참하게 죽어가는 모습도 자주 떠오른다"고 말했다.안전 합격판정

…영남고네거리는 하루 평균 5만~6만여대의 차량이 다니는 대구남서부지역교통거점이었으나 사고후 시민들의 기피구간이 되고 말았다.사고구간 4백m는 지난 1일부터 본격 복구작업에 들어가 9일 공사장내 구조물보강작업과 2천5백여개의 복공판 깔기작업이 완료됐다.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한국건설안전기술협회에서 가시설물전반에 대한안전진단을 벌여 버팀보 흙막이벽 등 각부위를 보강하고 11일 차량통과재하(재하)시험을 거쳐 안전합격판정을 받았다.

시민에 유인물 배포

○…영남고네거리에서 가스폭발사고 책임자처벌과 원인규명을 요구하며 단식농성과 서명운동을 벌이던 재야단체회원들은 당초 집회허가가 난 대구은행 상인지점건물뒤 주차장으로 철수.

경찰이 12일 새벽 3시쯤 병력을 동원, 천막을 철거하고 농성장에 전경을 배치하자 장소를 이동한 농성단은 출근시각 시민들이 많이 다니는 영남고쪽 네거리모퉁이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시민을 상대로 유인물을 돌리며 시위.복공판 요동 '섬짓'

○…영남고네거리 한복판에 차량이 지날때마다 이음새가 맞지 않는 복공판이'쿵'하며 요동을 쳐 지나가던 학생.시민과 운전자들이 깜짝 놀라기도. 사고대책본부관계자는 "빨리 복구공사를 마치려다 보니 이런 현상이 생겼다"며 "교통량이 적은 시간을 택해 보강공사를 다시 실시하겠다"며 밝혔다.'후세에 경종돼야'

○…통행이 재개된 영남고네거리에는 여전히 학생들을 등교시켜주는 학부모들이 많았는데 학생과 부모 모두 착잡한 표정. 송인태씨(51. 달서구 송현동)는 "처참했던 현장이 말끔히 복구됐다고 참사를 잊어서는 안된다"며 "이번 사고를 후세에 알려 경종을 주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하기도.○…교통봉사활동을 벌이다 폭발사고 현장에서 3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입은 달서모범운전자회 회원10명은 차량통행이 재개된 12일 오전에도 교통정리에 나서 시민들에게 칭송을 받았는데. 한 회원은"가신 분들의 뜻을 기리기 위해서도 더욱 열심히 교통봉사활동을 펴겠다"며 투철한 사명감을 표출.시민 성금 계속 답지

대구 도시가스폭발사고 희생자유족과 부상자를 돕기위한 성금이 본사에 계속 답지하고 있다.

11일 한일시멘트공업 허만섭대표이사가 3천만원을 보내왔고 일신학원 김동성이사장과 직원.학생들이5백78만3천원, (주)흥구석유 서주원회장이 5백만원을기탁해왔다.

또 대구미국문화원 존 로 원장이 44만원을 전달해오는등 27군데서 5만원에서3천만원의 성금을 보내왔다.

○…지하철도시가스 폭발사고현장에서 CCTV로 우수관내 가스통과 경로조사를폈던 TAP전자산업(대표 고영균) 직원 6명이 11일 25만원의 성금을 모아 사고수습대책본부에 전달.

이회사 직원들은 사고소식을 듣고 자원봉사단(팀장 김옥준)을 결성해 지난 2일부터 사고지점에서 대명천 합류지점까지 1㎞에 이르는 7백㎜ 우수관을 촬영함으로써 수사본부가 가스누출경로를 밝히는데 기여했다.

○…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보성은하타운 부녀회(회장 전태선)는 자원봉사 활동으로 받은 1백6만원의 격려금을 사고수습본부에 성금으로 전달해 주위에서칭찬.회원들은 사고당일인 28일부터 11일간 구조및 복구작업을 하던 인부들에게 24시간 무료식사와 간식을 제공하면서 받은 격려금을 전달하게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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