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반민자정서에 위축돼 있던 대구·경북의원들이 최근 대구가스참사를계기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이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둔 변화의 조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지난 8일 열린 민자당 대구시지구당위원장 간담회에서도 많은 의원들이 "이제우리가 소극적인 자세에서 탈피,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강하게 피력한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분위기는 가뜩이나 지방선거가 어려운 상황속에서 가스참사까지 터짐으로써 더이상 움츠릴 경우 선거전은 물론 개인의 입지도 더욱 좁아질 수밖에없는 위기의식 때문으로 보인다.
김용태의원은 이와 관련,"일부 의원들이 그동안 대구정서를 지나치게 의식,몸을 낮춰온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제는 설득할 것은 설득하고 할말은하는 정공법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의원들의 변화된 기류는 대구가스폭발참사후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가스사고 지역구 출신인 최재욱의원은 확대당직자회의와 임시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이번 사고를 '기관재'로 규정하며 정치권의 각성과 정부의 책임을 강하게 요구하는등 강도높은 발언을 했다.
특히 대구출신의 한 의원은 "민정계는 민자당의 주인"이라며 "권력주체인 민주계가 현재의 행태를 계속할 경우 상황이 뜻밖의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도 없지않다"는 말까지 하고 있다.
최근 정가 일각에서 대구의원 몇명이 탈당할 것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는 것을 감안할때 결코 간과할 수만은 없는 암시를 지닌 대목이다.김윤환정무장관이 9일 포항에서 열린 경북지사후보추천대회에서 "국정을 끌고나가는 중심세력이 가시화되지 않거나 신뢰받지 못한다면 국민들은 불안하다"는등 현정권을 비판하며 '신주체론'을 거듭 피력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있다.
지역 민자당의원들의 이같은 자세전환은 당장 코앞에 닥친 지방선거전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현정권에 대한 비판을통해 지역민들의 민심을 다소나마 누그러뜨려 보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그보다는 지방선거후 예상되는 정계개편,더 나아가 내년 총선에서의자신들의 입지강화를 위해서도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수 없다는 절박한상황인식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그러나 적지않은 의원들은 여전히 '복지부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특히 일부 의원들의 경우 아예 정치를 포기한 듯한 인상마저 주고 있다.지역의원들의 달라진 행보가 진정한 변모이든 단순히 계산적인 것이든 간에깊게 팬 지역민심을 얼마나 달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것이 정가의공통된 관측이다. 〈정택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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