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학생 세계대전 인지도 백치

입력 1995-05-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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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학생들의 대부분이 2차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당시 영국 수상 윈스턴처칠 경을 미국의 대통령이나 보험회사판매원 쯤으로 알고 있다는 최근 한 언론의 여론 조사가 발표돼 충격을 주고 있다.지난 6일 영국은 2차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것을 기념하기 위한 '브이 데이'(VEday -Victory in Europe) 50주년 행사를 벌였다. 이 행사를 준비하면서1천6백명의 공립학교 학생들에게 2차세계대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를 설문조사했다.

'윈스턴 처칠은 누구인가.' '브이이 데이는 무엇을 기념하기 위한 것인가.''히틀러는 누구인가.'등 2차세계대전에 대한 간단한 질문에서 3분의1이상의 학생들의 제대로 답하지 못해, 영국 학생들이 세계대전에 대한 무관심과 무지가그대로 드러났다.

특히 이번 조사결과가정치인 역사가 제향군인등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적인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학생들이 할아버지세대가 왜 전쟁에서 목숨을 잃고 부상을 당했는지 이유조차 모르는데 승리를 기억하기 위한 기념행사가 무슨의미가 있느냐는 회의마저 나타냈다.

11세에서 14세의 학생중 4분의1은 히틀러가 누구인가. 나치는 무엇인가 라는질문에 대답도 못했으며, 65% 이상의 학생은 유태인의 대학살을 전혀 모르고있었으며, 또 영국에서 영웅으로 여기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사령관 몽고메리장군의 이름은 90% 이상의 학생이 알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더욱 놀라운 것은 학생중 일부는 윈스턴 처칠을 보험회사 판매원이나 음악작사가로 대답했으며, 10명중 6명의 학생은 미국이무슨 이유로 유럽의 전쟁에참전했는지, 레지스탕스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3분의 2이상의 학생들은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사실도 모르고있었다.

이번 조사에 참가한 11개의 공립학교 학생들은 대부분 '브이이 데이'가 중요한 것은 알고 있으나 역사적으로 어떤 사건인지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그러나사립학교 학생들은 그보다 조금 나은 편이어서 공립과 사립간의 영국 교육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한 역사가는 "윈스턴 처칠이 그의 손자에게 쓴 편지에 '역사를 공부하라 그래야만 현재를 알 수 있다'는 말이 무색하게 되었다"고 역사교육의 문제를 심각하게 꼬집었다. 한편 충격을 받은 교육계에선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학생들의무지에 반성적인 자세를 촉구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새로이 바꾸고 역사과목을강화할 것을 밝히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2세 교육은 부모들의 책임도 큰 것으로 지적하고 역사적으로중요한 사건이나 기본적인 내용들은 부모가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상기시켜줄 수 있는 관심도 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했다.

다행히 이번 조사에서 윈스턴 처칠 경이 다닌 헤로우스쿨의 한 학생이 16개의 문항을 모두 맞추어 역사를 공부하라던 윈스턴 처칠 경의 체면을 그나마 세워줄 수 있었다.

〈런던·박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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