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제1의 화섬산지인 한국,그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있는 대구 경북지역의 섬유산업이 최근 인력난에다 동남아 개도국들의 거센 추격,WTO체제하에서의고급제품 국내시장잠식등으로 심각한 위기를 맞고있다.벼랑끝에 매달린 지역의 간판산업인 섬유를 구하기위한 각종 '처방전'이 오래전부터 제시됐으나 이렇다할 열매를 맺지못하고있는 상황에서 최근 그 해법을 'QR시스템'도입에서 찾으려는 움직임이 일고있어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있다.
QR은 '신속대응'을 의미하는 Quick Response(퀵 리스폰스)의 약자로 소비자가 요구하는 제품을 신속하게 제공함으로써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운동으로 소비자의 요구에 신속하게대응하지 못하고 시장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수 없다는 것을 가르쳐주고있다.
특히 최근 중국시장이 급랭하면서 때아닌 밑바닥권을 헤매고있는 지역섬유업계는 그 원인을물량위주의 생산방식과 정보부재에서 찾는등 자성의 목소리가높아지고있는 실정이라 이같은 QR시스템은 업계에 상당한 설득력을 제공하고있다.
QR의 시작은 1986년 미국의 한 섬유회사에서부터 시작됐다. 즉 섬유의 목표는 의류이고 의류에 의해 수요가 창출되고 경기가 주도되고있는데도 원단제조업과 의류업체간에 연계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원료와 중간재생산자,최종생산자간의 연계성을 찾기 시작한 것이 이 운동의 출발이다.섬유는 원사-제직-가공-의류제조-판매에 이르는 사이클을 거치는데 미국에서는 당시 한사이클에 66주나 걸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중 실제 일하는 시간은11주에 불과하고 나머지 83%가 대기시간등 낭비적인 요소임이 밝혀졌다.그래서 주문,생산,배송,보관등 일련의 과정에 이 낭비적인 요소를 제거하는QR시스템을 도입한 결과,22주로 단축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시들어가는 미국섬유산업이 경쟁력을 회복할수 있도록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해준 것이다.그래서 섬유기술진흥원을 비롯한 연구기관에서는 이달중 QR시스템에 대한각종 세미나를 마련,업계의 참여를 호소하고있다.
이것은 곧 '섬유관련업종간의 공조체제'를 의미한다. 대구대 경영학과 금영철교수는 "정부지원에서 탈피,자구노력으로 한국섬유산업을 발전시키려면 QR시스템을 전섬유업계에 도입하는 길뿐"이라고 단언한다. 즉 원가에만 집착하는 '근시안'에서 벗어나 부문간의 유기적 관계를 통해 시간과 재고에 관련된 낭비적 요소를 제거, 원단 제조업과 의류제조업이 동반자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구지역에는 올들어 제직업체와 패션업체가 처음으로 합동 패션쇼를 갖는등변화를 시도하고있으나 아직 초보적인 수준이며 원사메이커와 제직,의류메이커간의 정보교류는 전무한상태이거나 오히려 적대 관계를 유지하고있는 실정이다.
〈윤주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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