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은 잡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는 홍종현의 갈파(?)는 필시 홍종현이 술김에 그 특유의 호기를 빌어 내뱉은 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바둑계의사랑방에서는 꽤 논란을 불러일으켰다.사람들은 홍종현과 그의 말을 그대로 받아 옮긴 기자를 술자리 안주삼아 비난을 해댄 것이다. '잡기'는 물론 좋은 말은 아니다. '주색잡기'나 화투와 같은 노름으로 동격취급을 받기도 하고 비생산적이고 퇴폐적인 것의 총칭이 되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잡기'란 오늘날 만들어진 단어가 아니라 최소한 몇백년전에 통용되던 말이다. 그 시절에는 공자 맹자의 말씀이 아닌 것은 대개 '잡기'취급을받았다. 오늘날 '문화활동'으로 예우받고 있는 대부분의 것들이 예전에는 잡기였다.
그러나 오늘날 그런 관점에서 '잡기'라는 말을 사용해 바둑을 '잡기'의 하나로 분류한다면 예술 연예 스포츠등이 모두 '잡기'에 해당되는 것 아닌가.요즘 예술가 연예계종사자 스포츠맨들은 현대사회의 스타이며 대중의 우상이다. '잡기'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경제적 수입도 좋다. 많은 청소년과 어린이들이 장래 '잡기'를 자신의 직업으로 가지기 위해 투자하고 노력한다.따라서 "바둑은 잡기"라는 홍종현의 말은 두가지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그 하나는 지금도 여전히 뭇사람들이 선망하는 전통적 학문을 익혔어야 마땅할자신이 뛰어난 성적을 올리지도 못하는 프로기사로 늙어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자기비하이다.
다른 하나는 비록 입신양명의 길을 버리고 프로기사라는 직업을 택한 탓에남들로부터 크게 존경받거나 인정받지는 못하고 있으나 그래도 자신이 선택한길에 후회는 없다는 자기확인이다.
홍종현은 서울법대 재학당시 고시준비를 했으나 장인(장인)에의 꿈을 버리지못해 프로기사가 됐다. 그러다 입신양명의 환상을 떨치기가 못내 아쉬워 아마로 전향, 다시 고시공부에 매달렸다. 그러나 결국 그는 '잡기'의 길로 돌아왔다.
고뇌와 갈등으로 방황했던 그의 젊은 시절이 어떠했으리라는 것은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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