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미보고 신종 돌마자 대량 채집

입력 1995-05-09 08:00:00

낙동강의 지천으로 경북 군위와 의성을 가로지르고 있는 위천에서 아직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돌마자 신종이 대량으로 발견됐다.낙동강 생태계조사를 벌이고 있는 영남자연생태보존회의 어류조사팀(팀장 채병수박사)은 지난4월 30일 위천의 하류인 군위군 소보면 북성리에서 돌마자 신종 11마리를 발견, 채집했다. 북성리 위천 주변은 폭넓게 자리한 버드나무 숲과 모래사장, 자갈이 많이 깔린 얕은 여울이었다.

채박사는 "돌마자는 낙동강 전역에서 많이 채집되고 있고 신종 돌마자도 간혹 한 두마리가 발견되고 있으나 육안으로 확연히 구별되는 신종은 채집량이적은데다 연구조차 되지 않아 동·식물 도감에도 수록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 돌마자는 몸체가 황갈색을 띠며 측면에 8개가량의 검은 반점이 있고 지느러미도 노란색 바탕에 검은 점이 있다.그런데 신종 돌마자는 산란기인 5~6월경 지느러미 색깔이 붉게 변하고 아가미가 청색으로 빛나며 몸통에 녹색띠가형성돼 아주 아름다우며 여울의 돌이 많은 바닥에 붙어 돌이끼를 먹고 산다는것이다.

채박사는 신종돌마자를 '낙동 돌마자'라 이름짓고 연구를 거쳐 학계에 보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화창한 봄날탓인지 위천의 중·상류 곳곳의 얕은 여울에는 천렵꾼들이 투망등을 이용, 고기잡이에 열중인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팔공산 자락을 흘러내린 물이 군위군 부계면의 제2석굴암을 거치면서 남천을이루고 의성빙계 계곡을 감돌아 흐르는 쌍계천, 의성시내를 흐르는 남대천등크고작은 지류가 모여 위천의 상류를 형성하고 있다. 위천은 의성 단밀교를 지나 낙동강과 합류되기까지 2급수수준의 맑은 물이 흘러 상류서부터 하류까지갯버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고 수초가 형성되어 있어 민물고기들의 좋은 서식처였다.

낙동강과 합류되기 전인 단밀교 부근서는 버들붕어와 백조어 등이 채집돼 조사단의 정제영씨(39)가 환호성을 질렀다. 어릴적 개천서 그렇게 많이 잡히던버들붕어가 이젠 찾기조차 어려워진 때문이다.

채박사는 "위천은 황강과 함께 낙동강 지류중 가장 깨끗하다. 일부 축산폐수와 생활하수가 유입되고 있지만 수질악화에 그렇게 큰 영향을 끼치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군위군 효령면 화개리 남천에서는 피라미 긴몰개 갈견이 돌마자 버들치 동사리(속칭 뿌구리) 각시붕어 등 9종이 발견됐다. 남천서 되짚어 내려와 다시 군위읍쪽으로 나오다 위천상류를 3㎞가량 거슬러 올라간 효령면 오천리 지점서는낙동강 특산인 수수미꾸리와 한국특산인 칼납자루 등 11종이 채집됐다.1~2급수에 많이 서식하는 어종들로 물이 맑다는 증거다.

위천상류 의흥면금양2리 다리아래서는 기름종개과의 미꾸리와 미꾸라지 수수미꾸리 기름종개 등 4종과 돌마자 등 모두 10종이 채집됐는데 1급수 수질인이곳에서 등굽은 기형 갈겨니 2마리가 발견되기도 했다.

채박사는 "조사를 해봐야 하겠지만 기형어는 중금속이나 농약 등으로 인해발생한다. 상류지역에 별다른 오염원이 없는 이지역의 기형어 출현은 농약오염때문일 것"이라며 "오히려 하류지역서 기형물고기가 발견되지 않는 것은 농약이 물에 희석된 때문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의성시내를 거쳐 흐르는 봉양면갈천2리 남대천은 3~4급수에 서식하는 참붕어와 다소 오염이 된 지역서도 잘 사는 긴몰개가 많이 발견됐다. 의성읍의 생활하수로 오염된 때문이다. 오염탓인지 물도 탁하고 어종도 7종에 불과했다.쌍계천과 합류된 이후인 비안면 쌍계리에서는 저녁무렵 피라미들이 곳곳에서 은빛을 반짝이며 물밖으로 뛰놀고 있었다. 강바닥에는 각종유기물질이 싯누렇게깔려 있었으나 물은 비교적 맑아 붕어와 큰 납지리 등 10종이 발견됐다.위천 본줄기의 중류인군위군소보면대흥리서는 모래무지와 수수미꾸리 등 1급수에 서식하는 물고기들이 14종이나잡혔다.채박사는 "이번 위천조사에서 모두 26종의 물고기를 채집했다"고 말하고 앞으로 다른 지천들도 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현재까지 낙동강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90여종 중 상당수가 멸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에 채집된 수수미꾸리는 낙동강에만 서식하며 각시붕어등 8종은 한국특산이다. 물고기도 우리나라의 중요한 생물자원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생물다양성보존 차원에서도 고유 어종의 보존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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