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등소평사후체제로 들어서려는 전환기에 이홍구국무총리가 9일 6박7일간 일정으로 중국을 공식방문한다. 김영삼대통령과 노태우전대통령이 두차례중국을 방문한 적은 있지만 한국의 총리가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총리의 방중은 지난해말 이붕총리의 방한에 대한 답방형식으로 이뤄졌으며 기간중에 강택민국가주석및 교석전인대상무위원장등 중국 최고위지도자들을 만나게된다.이총리의 방중은 특별한 현안이 있는것은 아니나 강택민국가주석이 등소평의사후를 대비하여 대대적인 반대세력 숙정작업을 하고 있는 기간중인데다 5월중순에 있을 북미고위급회담을 눈앞에 두고 있어 '의례적인 방문'만은 아닌것 같다. 특히 혼미를 거듭하고 있는 경수로문제와 최근 북한이 제기한 평화협정체결문제등 미묘한 문제들이 발길에 차이고 있어 총리의 방중행차가 홀가분한 외유는 못될것 같다.
중국은 내부적으론 정경분리정책을 견지하면서 대외적으론 남북한 등거리외교를 추구하는 뜻이 깊은 대국이다. 한반도의 정전협정문제만 해도 북한이 주장하는 평화협정에 동조하면서도 그것은 남북이 알아서 결정해야할 '당사자 원칙'이란 논리를 펴고 있다. 그래서 중국은 북핵문제를 두고 한미일 3국이 중재를 요청할 경우에도 선뜻 응하긴 하지만 요구자의 구미에 맞도록 행동하지 않으며 북한이 중국에 무엇을 요청해도 절반이상을 깎아버리는 절묘한 외교술을구사하는 나라이다.
어쨌든 중국은 대북 대화창구로서 무시못할뿐 아니라 유엔의 입김도 만만치않아 우리가 꾸준한 우호관계를 유지해야할 나라임에는 틀림없다. 이번 방중기간중 총리회담을 하면서 이홍구총리는 경수로문제와 한국의 중심적 역할론을재차 강조할 것이며 이붕총리도 손님을 대접하는 입장에서 한반도평화와 남북대화의 필요성을 거듭 천명하게 될것이다. 아울러 총리회담에서는 경제·과학·환경분야에서 양국간의 협력을할수있는 방안이 모색될 것으로 보여 신뢰구축 내지 우의증진은 한결 튼튼하게 엮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지금 중국은 최고 실권자인 등소평의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어 등의사후를 대비한 권력투쟁이 내부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중이다. 천안문사태 6주년을 맞아 내려진 보안경계령은 오는 9월 북경에서 열리는 세계여성대회때까지 연장되었다. 또 중국 공산당은 부패간부 숙정등 사회불안요인 색출작업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는 와중이어서 초청자는 물론 초청객도 심기가 편치는않을 것이다.
어려운 시기에 행해지는 이홍구총리의 중국방문이 징검다리가 되어 반부정부패운동을 성공적으로 마친 강택민국가주석이 오는 11월 한국에 와 김영삼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란다. 한·중관계의 튼튼한 결속이 한반도 안정의 기초임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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