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인들 오페라 나들이

입력 1995-05-08 08:00:00

연극인들의 오페라 나들이가 이어지고 있다.지난달 21일부터 25일까지 공연된 대구시립오페라단의 '일 트로바토레'에 계명대 원명수교수가 출연한데 이어 극단 '원각사'의 대표 이필동씨가 25일부터영남오페라단이 공연하는 '박쥐'에 등장한다.

음악과 연극적 요소가결합한 종합예술 오페라에서 출연자의 연기력은 필수적인 요소. 그러나 음악적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때문에 쉽게 다른 분야의 예술인들이 넘볼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에 연극인들이 맡은역도 일반적인 오페라에서 찾기 어려운 독특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최근 극단 '처용'의 '다음날, 나는 욕조에서 나왔다'에 출연, 화제를 모았던원교수는 '일 트로바토레'에서 나레이터로 참여했다.

이씨가 '박쥐'에서 맡은 우스꽝스러운 알콜중독자 간수역은 더욱 독특해 3막에서 10분가량 출연하는데도 노래는 없다. 다른 오페라에 비해 연극적 요소가특히 강조된 오페레타 '박쥐'의 작품 특성이 이같은 캐스팅을 가능하게 만든것이다.

영남오페라단 김귀자단장은 "노래없이 대사만 있는 배역이어서 연극인을 캐스팅했는데 음악인에게는 다소 어려운 코믹연기를 잘 소화해 공연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김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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