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이 자리는 이번 가스폭발참사를 계기로 지하매설물 관리소홀등 대형사고의 원인과 문제점및 대책을 총괄적으로 짚어보고자 마련했습니다. 먼저 이번 폭발사고에서 노출된 문제점들을 중심으로 전문가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싶습니다.▲이영휘교수=도시 지하시설 확대에 따른 지하굴착 사례가 최근 급증하면서지하수유출이나 지반침하,지층의 수평변위를 방지하기 위한 SGR,LW,JSP등 특허공법을 통한 지반보강공사나 물막이를 위한 그라우팅공사가 일반화 되고있는추세입니다. 하지만 유관기관 사이의 협조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종합적인 지하매설물 현황파악이 어려운 실정이어서 항상 대형사고의 우려가 높습니다. 이번 지하철공사장 가스폭발사고도 지하매설물에 대한 충분한 주의없이 마구잡이식 공사를 하다 발생했습니다. 제2,제3의 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서둘러야할 때입니다. 공사기술적 측면도 사고원인의 하나이지만 안전시공을보장해줄 수있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제대로 안돼 더욱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박호경과장=이번 대참사의 원인을 따지기 앞서 안전을 생각하지 않고 성급하게 일을 처리한 점을 모두 반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공무원의 입장에서 공사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해 많은 희생자가 난데 대해 마음속 깊이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
▨사회=검경합동수사본부 수사결과 이번 사고는 표준개발측이 구청 허가없이 천공작업을 벌이다 일으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 각종 굴착공사때 지하매설물을 확인할 수있는 도로대장이 허술하게 작성돼 있고 전산화작업 또한아직 완전히 이뤄지지 않아 공사때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박=도로대장 전산화작업은 대구시가 지난 87년말부터시작해 1차로 93년7월 전체 75%에 달하는 1백43㎞에 대해 마쳤습니다. 또 각종 수시개발과 주변여건 변화에 따라 지난해 6월부터 1차 수정작업을 실시해 지난 4월말로 완료했습니다. 현재 추진중인 시외곽지 도로대장 전산화작업이 내년중에 완료되면지금보다 훨씬 상세하고 종합적인 도로대장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사회=이번 대구사고와 아현동 가스저장기지 폭발사고에서 보듯 가스사용과 배관의 안전성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재 대구권LNG배관 매설공사를 추진하고있는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이번 대구 폭발사고를어떻게 분석하고 있습니까.
▲성기태소장=일반적인 이해와달리 가스배관은 보통 배관에 비해 4배정도높은 강도의 특수강으로 제작하고 있어 어느 정도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각종 굴착공사로 인한 배관파열로 가스누출사고가 잦아 공사때주의가 필요합니다. 아무리 배관을 튼튼하게 제작했다 하더라도 현장작업자들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가스관이 파손될 수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할 것입니다.
▲공재근부장=지하철 공사현장 관리자의 경험에서 볼때 파일설치작업이나물막이 천공작업때는 작업전 도로대장을 바탕으로 횡렬,종렬 줄파기작업을 거쳐 지하 지장물 매설여부를 확인한후 시공합니다. 문제는 공사장내의 지하매설물보다는 공사장 바깥에 있는 지장물이 파손등 더 큰 위험에 놓여있다는 것입니다.
▨사회=지하철 공사 과정에서 도로대장을 반드시 확인한후 작업하고 있습니까.
▲공=설계때부터 대구시,도시가스회사,전화국등 관계기관이 보유하고있는지하매설물 현황자료를 넘겨 받아 기본자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 유관부서담당자가 입회하는등 확인절차를 거쳐 시공하도록 되어있습니다.▲박=도로에는 전신주,교통표지판에서부터 가스관,상하수도등 지하매설물까지 64종류의 각종 시설물이 있습니다. 이 시설물에 대한 도면이 어느 정도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공사전 일일이 확인할 수있고 그렇게 하도록 제도화되어있습니다.
□사회=이번 폭발사고의 원인인 대백 상인점 인근 가스관의 경우 관할구청의도로대장에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어떻게 대장에도 없는 가스관이 매설될수 있습니까.
▲박=달서구청에 보관된 도로대장에는 지난해 6월이후 달라진 사항은 빠져있습니다. 불행하게도 4월말로 완료되는 1차수정 전산화 작업도중 사고가 발생한것이지요. 문제는 천공작업을 하면서 대백건설과 표준개발측이 구청의 허가없이 임의로 시공하다 대참사를 빚은 것입니다.
▲성=아현동 가스사고 이후 가스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것도 사실입니다.그러나 가스배관등 관련설비가 아무리 좋아도 작업자가 시설물을 잘못 건드릴경우 사고위험성은 높아집니다. 소위 인재라고 말하고 있지요. 또 자연열화등설비자체에 이상이 생길 경우나 제3자의 타 공사에 의해 가스관등 지하매설물이 파손되는 예도 많아 늘 주의가 요망됩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아현동사고의 경우 시설개체를 위한 작업도중 담당직원의 기계조작 실수로 인해 발생한참사였습니다. 반면 이번 대백 상인점사고는 딴 공사도중 가스관을 파열시켜빚은 참사로 결론지을 수 있습니다. 원론적으로 말하자면 철저한 안전교육과공사관리,작업자 수준등 3박자가 맞아야 사고예방이 완벽히 이뤄집니다.▲공=사고예방을 위해 현재 대구지하철 공사장마다 기술자와 인부들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하도록 되어있지만 제대로 교육이 되지않는 경우도 있어 앞으로 더욱 안전교육을 강화해야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사회=그러면 현행 가스안전교육에 있어 제도상의 문제점은 없습니까.▲이=지하철과 같은 공공목적 공사의 경우 표준시방서상 공사의 품질뿐아니라 구조물 안전도 측면을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전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요. 예를들어 설계와 검토에 필요한시간이 부족하다거나 공기 단축으로 인해 부실공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같은 문제점 때문에 공사기간을 늘려가는 정부조치에도 불구, 여전히 문제점이 남아있습니다. 공사를 맡은 기업의 경우 공기단축에 따른 이윤에도 신경을 세우기 때문에 자칫 현장 작업자들의 적당주의등 안전에 대한 의식부족이나타날 수 밖에 없지요.대형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시공자의 철저한 감리감독과 시공회사의 의식전환이 시급합니다.
▲공=지하 굴착과정에서 공구의 심도가 깊어 탈수현상에 따른 지반침하등이종종 발생합니다. 때문에 어떤 경우에는 각종 시설물을 복공판밑에 매달아 작업을 하고있어요. 이 경우 작업자들이 육안으로 시설물을 확인하고 안전조치를할 수 있지만 공사장 바깥에 있는 지하시설물은 확인이 잘 안돼 사고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각종 지하굴착공사시 작업자들이 안전을 최우선으로생각해야합니다.
□사회=지하철공사뿐아니라 기타 굴착공사때관계기관의 감독소홀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요. 3일 이종주대구시장이 지하철공사장에 대해서는 앞으로 오전,오후 공사직전 안전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기자회견에서 밝혔습니다.
▲박=공사 안전교육관리등에 필요한 인원이 동결된 상태여서 어려움을 겪고있는 현실입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철저한 안전교육과 사고예방을 위해서는인원확충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도로대장 전산화등 종합적인 관리가 되려면제도적 뒷받침이 선행되어야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굴착공사때 도로굴착사업 조정위원회의 사전심의를 거쳐 적격판정과 허가취득,착공으로 이어지는과정이 배제된 채 임의로 공사가 진행되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에 사고가 유발됩니다. 이 문제점에 대해서는 관계기관이 강력히 행정지도해 나갈 것입니다.
▲이=과거 수많은 아파트공사 때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공기단축으로부실공사가 만연해 있지만 감독권이 미치지 못해 일부 마구잡이 공사가 이뤄진것도 사실이지요.
▥사회=만일 가스가 누출됐을 경우 중앙통제소에서도 가스누설 감지가 가능합니까.
▲성=원방통제소에는 현장 상황을 정확히 전달하는 시스템이 구축돼있습니다. 현장에 있는 가스누설검지가 원방통제소로 신호를 전달하는 방식이지요.밸브기지에 부착돼있는 20~30개의 센서를 통해 가스누설이 감지돼 현장과 통제소의 누설경보기가 동시에 울리게 됩니다. 서울의 경우 가스누출 사고발생때통제소에서 원격으로 밸브를 잠그는 장치가 되어있지만 이번에 사고가 난 대구는원격밸브 잠금장치가 없어 엄청난 피해로 이어진 것으로 알고있습니다.▲공=현재 지하철공사장에는 4백㎜ 가스관을 매달기 해놓고 작업을 계속하고있는데요. 배관 이음새 부분에서 가스누출시 부착된 센서가 감지,경고음이 울리면 현장작업자들이 밸브 잠금을 우선적으로 실시하도록 교육하고 있습니다.▲이=이번 사고직전 표준개발 직원들이 유사시 일차적인 비상조치를 제때 못한 것으로 신문보도를 통해 알았습니다. 또 도시가스 직원들이 밸브를 잠그기위해 현장에 도착하기 전에 폭발이 일어나 비상 응급조치에 대한 교육의 문제점이 노출됐어요. 그만큼 관리체계가 허술하기 때문에 대형사고의 위험은 항상우리 주변에 도사리고 있습니다.앞으로 가스사고 예방을 위해 철저한 안전교육이 확산돼야 하지 않을까요.
▥사회=앞으로 대구 지하철 가스폭발사고와 같은 대형사고를 예방하기위해어떤 대비책을 강구해야 하는지 결론적으로 한 말씀씩 해주십시오.▲이=먼저 기본적으로 지하매설물 현황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있는 종합적 지리정보체계(GIS)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또 각종 공사때 지하매설물 운용기관간의 상호 연계체계 구축을 통한 종합적인 관리와 함께 장기대책으로 GIS를 토대로 지하매설물의 광역관리및 제어체계가 확립되어야 할 것으로생각합니다.
▲박=가스배관등 지하시설물에 대해서는 현장작업자들이 충분히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수시 안전교육이 이뤄져야 합니다. 또 이를 감독할 수있는 관리인원 확충과 대형공사시 유관부서간 공동관리제의 법제화가 시급합니다.▲공=대구 지하철의 경우 개착공법으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이상 안전을위해 관리책임제로 안전시공이 될 수있도록 지방자치 단체와 기업,관계기관이서로 협조해야 할 것입니다.
▲성=비록 관리 잘못으로 사고위험성이 있지만 편리한 에너지원인 도시가스의 사용은 불가피합니다. 관계기관,공사현장 작업자,시민 모두가 보다 안전한가스사용을 위해 주의를 기울이면 사고는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사회=장시간 동안 토론에 참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리 서종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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