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입력 1995-05-03 08:00:00

▲실수의 변명은 늘 그 변명때문에 또다른 실수를 저지르는 수가 많다. 한가지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또다른 거짓말이란 잘못을 저지르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선은 눈앞의 궁지를 모면하기 위해 적당히 둘러대고 그럴듯한 논리를 제시하지만 그중 한가지라도 거짓으로 들통나면 모든것이 거짓으로 보이게되는 것이다. ▲대구도시가스폭발사고의 중앙가스사고대책본부장으로 이틀동안현지에 머물기까지 했던통산부장관은 귀경하자마다 대구참사는 '가스사고'아닌 '건설사고'라고 호기롭게 말했다. 그러나 사고지점 인근 한 아파트 정압점검자료는 사고 40분전쯤부터 가스압력이 떨어졌고 사고후에도 40분간 밸브를차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고가 난뒤 국무회의에서 내놓은 가스관리체계 개선안이란 것도 작년말 아현동사고때 내놓은 개선책의 복사판에다름 아니다. 이미 본란에서 기존의 대책이라도 잘 실천했으면 이런 참사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한바 있지만 이번에 내놓은 것도 표현만 약간 달리했을뿐이다. '지리정보시스템 조기구축'이 '가스배관도 전산화'등으로 바꾼것이 그것이다. ▲하기야 하늘에서 무슨 특단의 대책이 뚝 떨어져 내려와 가르쳐주지 않는한 그나물에 그밥인 사람들이 책상에 앉아서 짜내는 대책이란 것이 뾰족할리는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대구시민 분노를 원숭이 달래듯 조삼모사식으로 눈가림한다면 가스폭발보다 더 무서운 민심이 폭발하는 줄이나 아는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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