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내한몸 작은 쓰임됐으면…"

입력 1995-05-02 00:00:00

"죽은후에라도 내한몸 후대를 위해 작은 쓰임이 됐으면 싶어 장기와 시신을기증하기로 약속했습니다"대구 범어동 MBC 건너편에서 백년백세삼계탕이란 식당을 경영하고 있는 박동빈(49), 신영애씨(45) 부부는 얼마전 경북대의대에 자신들의 몸을 사후기증하기로 약속했다.

머리카락 한올도 상케 하는 것은 불효라고 여기는 생각이 뿌리깊은 이 땅에서 장기와 시신까지 아낌없이 내놓는다는건 여간열린 의식이 아니고는 결코쉽지 않은 일이다. 부부가 함께 그러는건 더욱 어려운 일이다."상담차 학교에 가보니 대구지역엔 시신을 기증키로 한 사람이 이제까지 겨우 20명정도라더군요. 연세의대 같은데는 5백명이 넘던데…"집에 돌아와 아내 신씨에게도 동참할것을 권하자 "죽은후까지 그러면 어쩌느냐"면서 펄펄 뛰더란다. 할 수 없이 자신이 먼저 약속증서를 낸후 두달동안 설득했다.

결혼 21년째이지만 늘꼭 붙어다니기로 소문난 잉꼬부부답게 신씨도 결국은손을 들었다. "좋은 일 하자는데 어쩝니까. 함께 해야지요"중앙대 재학시절부터 야학교사 등을 하며 이웃사랑을 키워온 남편 박씨는 매월 15일이면 하루치 수익금을 불우노인들에게 전달하는 등 평소 선한 일을 많이 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윤택한 가정의 장남이면서도 자기몫의 상속을받지 않기로한 박씨는 '유산안주고 안받기운동'도 펼치고 싶다고 밝혔다.〈전경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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