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정국'…국회 공전

입력 1995-05-02 00:00:00

제174회 임시국회가 돌출된 대구가스대형폭발사고 때문에 초반부터 휘청거리고 있다. 임시국회의 주 이슈로 상정하려는 민주당과 정치적 부담을 우려해 이를 피해보고자하는 민자당의 전략이 부딪치면서 국회가 1일 첫날부터 공전되는등 파행운영을 맞고 있다.여야간에 양보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돌파구도 막막한 탓인지 전날에 이어 2일에도 국회가 공전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은 민자당의 양보가없이는 국회에 응할수 없다는 단호한 자세를견지하고 있다. 이날 오전 긴급총재단회의를 통해 이 문제를 다시 검토했으나더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당방침을 확인했다.

신기하원내총무는 2일"이제 우리는 더이상 양보할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국회운영은 전적으로 민자당의 태도에 달렸다"면서 "특별한 이유없이 이 중차대한 이슈를 미루려는 것은 의회주의의 위기"라고 흥분했다.이기택총재도 이날 아침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것이 김영삼식정치개혁이냐"면서 "이런 국회는 유신국회때도 없었다"고 여당을 힐난했다.박지원대변인은 이날 국회전망과 관련, "오늘은 여당측의 자세로 보아 국회는 열리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1일 현경대민자총무와 신기하민주총무는 이날 오전 오후 두차례에 걸쳐 총무회담을 가졌으나 현격한 입장차이로 합의도출에 실패.

이에따라 민자당은 민주당이 불참한 가운데 단독으로 임시국회를 열고 썰렁한 분위기속에 개회식을가졌지만 첫 본회의가 자동유회되는등 임시국회 첫날부터 파행을 연출했다.

이날 국회가 공전된 것은 대구가스폭발사건을 임시국회의 주 이슈로 삼으려는 민주당과 이를 회피하려는 민자당이 팽팽히 맞서 의견절충에 실패한 때문이다.

민주당은 정당대표연설은 제외하더라도최소한 대정부질의 3일, 상임위활동2일, 법안처리를 위한 본회의 1일등이 확보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에 민자당은 이번 국회는 국회소집목적대로 선거법개정안을 처리하는 6일이내의 단기국회로 열어야하고 대구사고는 폐회후 국정조사를 통해 다룰것을 고집했다.이날 김덕용총장은 "이번 국회는 철저하게 선거준비를 위한 국회가 돼야한다"고 주장하며 "야당이 정치공세를 위한 장을 만들려고 한다면 국민들이 납득하지 않을 것"이라고 파행국회책임을 야당에 돌렸다.

한편 이날 민주당은 국회에서 총재단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고 대구가스폭발사고와 관련, 김영삼대통령의 대국민사과와 이홍구국무총리및 김용태내무장관등 관계장관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하는등 정치공세를 본격화했다.또 민주당은 이와함께 이날부터 3일까지를 국민애도기간으로 설정, 마포중앙당사와 전국지구당사에 조기를 게양하고 의원및 당직자들은 검은 리본을 부착해 대구참사의 애도분위기를 지속시키기로 했다.

〈이헌태·배홍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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