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60'. 각 정당 및 무소속 출마예상자들이 공약 개발과 물밑 조직다지기에 박차를 가하는 등 선거 채비를 본격화하고 있다.'6·27' 지방선거는 사상 처음으로 4개 선거가 동시에 이루어져 후보자 및유권자의 공명선거 실현 의지가 어느때보다 강조되고 있다.선거 관리·감독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인 송진훈 대구지법원장을 만나 선거준비상황을 점검해본다.
―이번 4대 동시지방선거는 공명선거를 실현키 위한 선관위의 관리·단속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봅니다. 선관위의 중점 추진방향은.
▲선관위는 공명선거 풍토를 조성해 선거문화 수준을 한단계 높인다는 목표로 음성적인 불법선거운동을 차단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사조직을 이용한 금품·향응 제공, 자원봉사자에 대한 대가 지급 등 불법적인 선거경비의지출행위와 선거몰이꾼의 금품요구행위 등을 집중 감시·단속하겠습니다. 경실련 등 각종 단체의 공명선거운동 참여를 권장하는 등 탈법 선거운동을 배격하는 분위기를 조성해나가겠습니다.
―후보자가 사상 유례없이 난립할 것으로 보이나 선거관리·단속 인원은 태부족이라고 생각됩니다. 선관위의 인력 확보 계획은.
▲자원봉사자, 공익근무요원을활용하고 행정기관의 직원 일부를 지원받을계획입니다. 후보자가 많을수록 선거운동을 감시, 단속하는 자원봉사자가 절실히 필요하나 전국적으로 자원봉사자 모집실적이 목표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대구시의 경우 당초 3백90명을 모집키로 했으나 1백36명을 모집하는데 그쳤습니다. 유권자의관심 부족인지, 아니면 자원봉사가 힘만 들고 실리가 없다고생각한 탓인지 모르겠지만 자원봉사는 능력에 맞게 임무를 맡기기 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여러 계층에서 지원해주길 바랍니다.
―공익근무요원은 이번에 처음으로 배치돼 성과가 좋다고 하는데 앞으로 계속 활용할 의향은.
▲현재 대구시·구·군선관위에서 41명의 공익근무요원이 선거관리업무를 맡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실무부서에서 이같은 인원이 많이 배치되기를바라고 있어 성과를 평가한뒤 계속 활용하는 문제를 중앙선관위에서 검토중입니다. 또 아파트 경비원, 이·미용업 종사자, 택시기사 등 선거운동 현장을 포착하기 쉬운 사람 1천5백여명을 선거법 위반사례 신고요원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이같이 부족한 인원으로는 선거를 제대로 치르기 어렵다는 우려가많습니다.
▲중앙선관위가 많은 인력과 시간을 필요로하는 선거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이번 임시국회에서 일부 선거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보선때처음 치른 통합선거법은선거부정을 막자는 취지로 절차의 엄정성을 지나치게강조한 측면이 있습니다. 투표용지에 정당대리인이 가인하는 대신 투표용지의인쇄·납품 송부 등 전과정에 정당대리인이 참여 입회토록 법을 개정하자는 의견이 국회에 제출돼 있습니다. 개표방법도 읍·면·동 단위로 개표토록 하면시간과 인원을 줄일 수 있고 야간개표를 주간개표로 바꾸는 등 능률적인 방향으로 개선돼야 합니다. 2회에 걸쳐 세대별로 발송토록 돼있는 인쇄물도 1회에동시발송토록 개정하는 의견도 국회에 제출돼있습니다.
―이번 선거는 확성기 유세로 인한 소음, 인쇄물·전화 홍보 등 각종 선거공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현행법은 선거운동방법을 바꿔 확성기를 이용한 개별 유세를허용했으나 소음공해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고 여론조사를 빙자한 전화홍보도유권자에게 괴로움을 끼칠 우려가 있습니다. 인쇄물은 종류와 매수가 법적으로규제돼 있으나 지난해 수성갑보선의 경우 선전벽보를 붙일 벽보판 부족사태가발생했고, 유권자들이 우송된 선거공보를 뜯어보지도 않아 동봉된 투표안내문을 발견치 못해 기권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같은 선거공해를 줄이기 위해언론기관·공익단체 등이 주관하는 후보자 정책토론회가 활성화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번 선거가 돈 안쓰는 깨끗한 선거가 돼야한다고 강조되고 있으나 종전보다 음성적인 돈이 더 많이 든다는 회의적인 이야기도 있는데.▲유권자들이 선거때만 되면 뭔가 생길 것이라고 바라는 관습이 아직도 몸에배어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보선을 치르면서 감시의 눈이 많았기 때문이겠지만 금권선거라는 지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동안 선거를 치르면서 국민들의 의식도 개선돼 돈을 많이 쓴다고 결과가 유리하게 나타나는 것만은 아니라는 인식도 무르익어간다고 봅니다. 이번 선거에서 관권·금권선거 양상을바꿔 선거문화가 본 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유권자와 후보자에게 당부할 말은.
▲사상 초유의 4대 지방선거는 우리의 선거문화를 선진민주주의 국가들처럼축제로 정착시키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유권자는 관심을 가지고올바른 선택을 하고 불·탈법선거운동을 감시하는 시민의식을 발휘해야 할 것입니다. 후보자도 승리밖에 없다는 전근대적 자세를 지양하고 법을 준수하는건전한 선거운동을 통해 정치적 포부를 펼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대담:정동호차장
기록:김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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