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실에서-성장한 자식 치마폭서 독립시켜야

입력 1995-04-27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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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보이'.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부모로부터 독립해야할 나이임에도 어머니의 치마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부류의 청소년들을 일컫는 요즘 유행하는 신조어다.'마마보이'가 자랄수 있는 환경은 부모의 과잉보호이다. 핵가족시대에 사랑을 쏟을 자식이 많은 것도 아니고 오직 자식하나 잘키워보겠다는 마음은 자칫자식은 치마폭안에서 키워야 한다는 잘못된 자식사랑으로 표현되기 쉽다."우리집 애가 중학교에 들어가고 나서부터 속옷을 갈아입을 때 내 앞에서 등을 돌려요. 굉장히 섭섭하고 화가 나더군요. 언젠가는 떠날 터인데 벌써부터나를 멀리하나 싶어 불안하기조차 합니다"

청소년기의 자식을 둔 부모라면 한번쯤 느꼈을 심정이다.

발달심리학자들은 청소년기가 되면 자신의 정체감을 형성하게 되고 부모로부터 정서적으로나 생활·기능적으로 독립해야만 한다고 한다. 만약 이러한 발달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 청소년기 이후 정서적 장애를 겪게 된다.유아가 부모로부터 떨어질때 '분리불안'을 경험하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청소년기 부모와 자녀간의 관계를 면밀히 살펴보면 청소년기 자녀를 둔부모들이 오히려 극심한 분리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벌써 저 애가 컸다고 나를 무시하지는 않는가. 남편은 일에 빠져 있고 애들마저 나를 떠난다면… 안돼, 애들이라도 내품에 있어야만돼"이 같은 분리불안의 증상은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에게서 많이 나타난다.마마보이는 결국은 어머니의 분리불안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자녀가 자라면서 느끼게 되는 부모의 섭섭함 허전함 상실감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자녀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떠나보내는 연습을 한번쯤 해보라고권하고 싶다.

배제현(대구시청소년상담실 상담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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