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입력 1995-04-26 08:00:00

▲'솔로몬의 지혜'만한 명판결이 또 있을까. 두 여인이 3일 간격으로 아이를낳았으나 한 아이가 죽었다. 죽은 아이의 어미는 밤중에 산 아이를 도둑질하여왕앞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왕이 칼로 산아이를 반으로 나누려 했다. 진짜 어미는 '죽이지 말라'했다. 가짜 어미는 '내것도 네것도 되지말게 나누라'고 했다. 구약성서 열왕기상 3장25절에 있는 이야기다. ▲셰익스피어의 희극 '베니스의 상인'에도 유사한 명판결이 나온다. 상인 안토니오는 친구의 구혼자금마련을 위해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에게 돈을 빌린다. 갚지 못할땐 자신의 살 1파운드를 베어 준다는 조건이었다. 돈은 갚지 못했고 재판정에 서게 됐다. '살은떼주되 피를 흘려선 안된다'. 이 또한 명판결이었다. ▲최근 서울가정법원은종래의 '낳은 정'이란 상위개념을 깨고 '기른 정'을 택한 판결을 내려 장안의화제가 되고 있다. 두 자녀가 있는 이혼남과 결혼한 ㅈ씨(42)는 자신은 불임수술을 받고 자녀들 양육에 전념했다. 남편이 고혈압으로 사망하자 춤바람으로가출한 생모가 찾아와 상속재산을 챙기려 했다. 그러나 자녀들도 사랑을 느끼지 못한 생모를 밀어내고 따뜻한 모정을 느끼게 한 새엄마편으로 돌아섰다. 재판부도 "생모의 권리를 인정할수 없다"고 선고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말은 진실이다.그것은 피와 물이 다같이 건강하고 순수할때 가능한 말이다.사랑이 없는 썩은 피는 맑은 물보다 나을게 없다. 보기드문 명판결에 찬사를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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