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서정의 세계를 일관되게 추구해온 대구의 중견시인 박곤걸씨가 버림과신생(신생)의 미학을 노래한 네번째 시집 '가을산에 버리는 이야기'(그루 펴냄)를 냈다.박씨는 이번 시집에서 '버림' 혹은 '비움'의 정서를 적극적으로 수용, 그동안 추구해온 자연친화적인 세계관으로부터의 변용을 보여준다. '가을산에''5월에''그 해 12월'등 상당수 시편에서 발견되는 이같은 소멸의 정서는 그러나 존재론적 허무주의나 자연에 대한 신뢰의 상실이 아니라 건강한 미래전망과 잇닿아있다. '한번의 겨냥으로도 문을 열고/ 또한 나의 안에 너가 있어/세상 모든 어둠으로도/이 환한 빛을/지울 수 없었네' ('모닥불 앞에서'중마지막 연)
버림의 미학은 아름다운 신생을 꿈꾸고 있는데 사실상 박씨가 시를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바는 세계와 자아가 존재론적 원형을 되찾아 아름답고 화해롭게 공존하는 이상향이다. 그의 이전 시집 환절기(77년) '숨결'(82년) '빛에게 어둠에게'(87)의 테마인 자연 세계에 대한 무한 신뢰와 그것을 토대로 한인간성 회복을 위한 '향일성'의 의지는 이번 시집에서 심화되면서 새로운 모색과 초월을 꿈꾸고 있다. 경주 출신인 박씨는 매일신문 신춘문예와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 '환절기'등 3권의 시집을 낸 바 있으며 '시예''맥''자연시'동인등으로 활동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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