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에게도 스티커끊은 "대쪽"

입력 1995-04-24 00:00:00

8년전 뉴욕 퀸즈구의 한 한인 슈퍼마켓 주인이 10여년째 비가오나 눈이오나자기가게 앞에서 주차단속을 펴는 경찰관에게 위로겸 청탁겸(자기 가게에 오는 손님차에 스티커를 떼지 말라고)돈을 몇만원 건넸다가 현장에서 쇠고랑을찬 일이 있다.당시 교포신문들은 "미국 교통경찰들중에는 '책대로 사는 대쪽'들이 대부분이니 한국처럼 섣불리 돈으로 해결하려다가는 큰일 난다"는 기사를 실은 적이 있다.

이번 오클라호마 폭탄테러사건의 용의자를 잡은 주경찰관도 이같은 '책대로살아온 대쪽경찰관'으로 드러나 미국사회에 화제가 되고 있다.주고속도로 순찰대 소속 찰즈 행거경사(43)는 자신의 어머니와 30년지기인국민학교 동창에게까지도 스티커를 발부한 '대쪽'.

"2년전이었습니다. 제한속도 55마일인 고속도로에서 57마일로 달리다 적발을당하고 보니 친구 행거였습니다. 당연히 봐줄 줄 알았는데 스티커를 주는 것이었지요. 다른 경찰관 같았으면 항의를 했을 것인데 죽마고우라 그냥 집에온 후 뒤늦게 친구들에게 얘기를 했더니 글쎄 행거는 자신의 어머니에게도교통위반 스티커를 발급했었다지 뭡니까"

"처음에는 과속으로 달리는 용의자 차를 잡고 보니 번호판이 없었고 차에서내리게 해 몸수색을 하니 권총집과 길이 12·5㎝의 칼을 갖고 있어 일단 연행을 했지요.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더니 대륙을 횡단중이라고 대답을 했는데그말에 의심이 갔지요. 왜냐하면 그는 대륙을 횡단하기엔 너무 어색한 정장차림이었고 차속에 아무 물건이 없었습니다"

행거경사는 당시 지나치게 고분고분했던 범인을 그냥 스티커만 주고 보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를 생각하면 아찔하다고 회고했다.

뚜렷한 혐의가 없어 맥베이를 풀어주기 30분전에 FBI로부터 용의자라는 연락이 와 아슬아슬하게 붙잡았다는 것.

수줍음이 많고 가족에게 정이많은 그는 교회에도 정복을 입고 다닐정도의 일벌레이지만 지금은 세딸과 부인을 처가에 대피(?)시킨채 빨리 자신과 가족이세인의 관심에서 멀어지기를 바란다고.

정부의 격려금은커녕 혹시 보복이 있을까하는 두려움속에 시간을 보내는 그는 언론으로부터 "전국민이 무지하거나 잠자고 있어도 공직자등 국민 3%만깨어 있으면 국가가 건재하다는 것을 그가 입증했다"는 격찬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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